여야, 기재위서 하반기 경제전망·잼버리 파행 책임 공방(종합)

정성원 기자 2023. 8. 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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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경제살리기 간절함 없어"…정부 "재정지출 모르핀 주사 안돼"
여 "새만금 개발에 잼버리 이용"…야 "중앙정부가 책임 떠넘기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용윤신 임하은 한재혁 기자 = 여야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과 정부의 재정 건전화 기조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야당은 하반기에도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아 세수 결손이 커질 수 있다며 재정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재정 건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야 "상저하고 아닌 상저하저"…정부 "재정지출 확대 안돼"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올해 '상저하고' 경제 예측과 달리 하반기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며 재정 건전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세계 경제 규모가 10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성장률은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됐다"며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데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은 "상반기에 39조7000억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하반기에 지난해 수준으로 세수가 걷혔을 때 최종 44조4000억원 결손이 예측된다"며 "중국 경제위기에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 고금리·고물가,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계속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감소율이 -7.9%, 1인당 GDP는 8.2% 하락해 주요 51개국 중 세 번째로 큰 감소율을 보였다. 상대적 순위도 10년 전으로 회귀했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의원은 "경제가 최악이다. 국민이 낸 세금을 국가가 꽁꽁 틀어쥐고 경제는 못 살리고 물가는 천정부지"라며 "세계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 우리만 떨어진다"고 말했다.

양경숙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경제적 무능을 감추기 위해 가계부채를 동원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며 "정작 돈을 풀어야 할 국가는 지키지도 못할 재정준칙을 들이밀고 더 많은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가계부채 장려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성장률 예측치 1.4%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홍영표 의원은 "중소기업 바닥 경제, 민생 경제 굉장히 어려운데도 심각한 건 정부의 문제 인식 상황"이라며 "1.4%면 경제부처 책임자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태년 의원은 "결국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개선 발목을 잡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다. 투자은행들이 거의 1%까지 낮췄다. 1.4%는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라고 쏘아붙였다.

답변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22. 20hwan@newsis.com

반면 정부는 국가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없다고 맞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 국가부채가 재정건전성을 심대하게 해치면서 국가재정이 녹록지 않은데 미래세대에 빚 부담을 떠넘기면서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 경기를 부양한다는 건 모르핀 주사"라며 "모르핀 주사를 놓으면 경제 체질이 허약해지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정부 5년간 가계부채가 폭등했다.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주택담보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가계부채가 늘었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가계부채 비율과 절대 규모가 줄었다. 올해도 가계부채 총량이 지난해 말 대비 -5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률을 0.1~0.2% 높이기 위해 빚을 만들어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거시경제가 좋지 않으면 민간의 세금을 적게 걷는 것이 맞다. 세금이 덜 걷히는데 재정지출을 더 하자는 건 엇박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경제 체력을 키우는 구조적 접근이 긴요하다"며 "재정을 쉽게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제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불확실한 요인이 많아 보수적으로 본 것이다. 절대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최대한 객관성을 가지고 본다"며 "미국 금리 향배, 중국의 불확실성 문제 등이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방만하게 내버려 두면서 투기를 조장할 수 있냐는 우려는 안 해도 된다"며 "절대 이 정부에서 가계부채를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투기를 조장해 경제를 진작시킨다는 건 1도 없다"고 강조했다.
답변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8.22. 20hwan@newsis.com

여 "새만금 개발에 잼버리 이용"…야 "정부가 책임 떠넘겨"


여야는 새만금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논란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이 전라북도가 새만금을 개발하기 위해 잼버리 대회를 이용했다고 비판하자 야당은 정부여당이 전북도에 파행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지원 역할로 끌어들이고, 국고 재정을 끌어들이고, 국제행사를 계기로 오래 묵은 지역 과제를 해소하려는 프레임이 점점 관행으로 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제행사를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계속 유치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중앙정부가 할 것인지 또는 지방정부가 한다면 전적으로 지방정부가 책임지는 제도 개선이 있지 않으면 불필요한 정쟁이나 국론 분열, 재정 왜곡이나 편중 등의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은 "최초 491억원짜리 행사를 치르기 위해 1846억원 매립비용, 344억원의 시설비가 추가됐다. 이 정도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라며 "근원적인 문제는 잼버리가 수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결국 수렁에 빠진 것이다. 갯벌을 메우기 위해, 새만금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4만명 아이들과 국제행사가 이용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의원도 "관광·레저 용지를 농업용지로 매립해 배수로와 상하수도가 설치되지 않았다. 잼버리 예정 부지는 농업부지로 관리한다"며 "2017년 12월 새만금기본계획 변경 시 토지이용계획은 변동없다고 했다. 농지관리기금이 1846억원인데도 변동 없다는 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의원은 "2017년 12월 원래 새만금 기본계획에 농업용지는 새만금개발청이 실시하는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조성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며 "사업계획을 변경한 경위, 새만금개발청이 수행했어야 할 일을 여성가족부에 떠넘긴 배경 등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 부총리는 "그간 많은 곳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지적들이 많다"며 "국제행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데 문제가 계속 누적되고 있어 2022년에 심사기준 등을 보강했지만 아직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답변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방기선 1차관, 추 부총리 겸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3.08.22. 20hwan@newsis.com

반면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세계스카우트연맹이 개최하고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국가 행사이지 지역만의 행사가 아니다"라며 "새만금을 선정하고 유치하기로 한 건 박근혜 정부고,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정한 것을 유치한 것이다. 마치 지방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중앙정부로서 유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잼버리가 파행되자 마치 전북이 새만금 개발을 위해 잼버리를 이용했다는 가짜뉴스가 나온다"며 "새만금 사업은 1987년 7월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했고 사업에 착수했다. 국가사업 중 이렇게 오랫동안 완성되지 않고 방치된 사례가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새만금 개발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도 줄기차게 강조했던 내용이다. 국무총리도 전북에 올 때마다 항만과 신공항, 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수차례 반복해 말했다"며 "잼버리와 새만금 개발은 지극히 별개의 사업인 만큼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전북도와 민주당은 지금도 무리한 새만금 개발 추진 실패를 인정할 생각이 없다"며 "정부여당은 잼버리 실패 방패막이로 전북도를 과도하게 희생양으로 삼아 새만금 공항을 공격하지만 사업을 취소할 생각은 없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yonyon@newsis.com, rainy71@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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