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이탈리아의 脫러시아 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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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초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이 이탈리아에 보내는 가스 공급을 갑자기 끊어버렸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내세워 새로 출범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정부를 길들이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탈(脫)러시아를 위해 지난해 4월 알제리와 신규 가스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집트·콩고·앙골라 등으로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했다.
이탈리아가 러시아산 가스 비중을 지난해 16%에 이어 올해 0%까지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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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초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이 이탈리아에 보내는 가스 공급을 갑자기 끊어버렸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내세워 새로 출범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정부를 길들이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멜로니 총리는 첫 국정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에너지 협박에 굴복하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더 많은 요구와 협박으로 이어지는 길을 터주고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러시아산 가스 도입 비중이 40%에 달했던 이탈리아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에너지 수입 비용은 1000억 유로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국민들은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견디지 못해 전기요금 고지서를 불태우는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가스 수입이 중단되면 이탈리아 경제가 5% 이상 위축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까지 나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탈(脫)러시아를 위해 지난해 4월 알제리와 신규 가스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집트·콩고·앙골라 등으로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했다. 멜로니 총리는 올해 초 리비아 트리폴리를 방문해 10조 원 규모의 가스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난방 온도 1도 낮추기’ ‘난방 시간 1시간 줄이기’ 등 범국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벌였다. 정부는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500~3000유로의 범칙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러시아산 가스 비중을 지난해 16%에 이어 올해 0%까지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아돌포 우르소 비즈니스 및 이탈리아산 담당 장관은 “가스 저장고가 90%까지 채워졌다”면서 “이탈리아는 올해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가스 독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관의 에너지 수급 안정화 대책이 빛을 발한 셈이다. 우리도 에너지 주권을 지키려면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공급선 다변화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에너지 과소비·저효율 구조를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바꾸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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