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높이려 빚낼 순 없어… 수출 불황형 흑자 아니다" [경제수장들 현안 진단]

이보미 2023. 8.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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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등 기재위 출석
"中 부동산위기 종합적으로 살펴야... 필요한 대응책 미리 고민하겠다"
이창용 총재, 한미 금리차 질의엔 "수치보다 美 통화정책 방향이 중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빚을 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부진한 수출에 대해서는 9월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수출 반등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5.25~5.50%)과 한국(3.50%)의 정책금리 차이가 2%p로 확대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금리 격차보다는 미국 향후 금리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높이려 빚낼 상황 아니야"

추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성장률을 0.1~0.2%p 높이기 위해 빚을 내서 재정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재정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부양을 위해 재정을 쉽게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간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며, 대통령도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하고 계시고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수출 개선세가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에는 정면 반박했다. 그는 "불황형이라고 하려면 (수출)물량이 줄어야 하는데 최근 물량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론과 관련해선 "아직 중국 당국의 대응, 금융회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기 굉장히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 수출액 비중도 큰 편"이라며 "중국 상황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대응책은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올해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다.그는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2배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게 모든 기관의 대체적인 추세 전망"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기재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불법시위를 주도한 민주노총 등 단체에 국가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당초 불법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보조금 예산집행 지침상 보조금 사업 선정 제외 대상이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보조금 사업 선정 제외 대상에서 '불법시위를 주최 또는 주최한 단체'가 삭제됐다.

추 부총리는 "관련 집행 지침을 개정할지, 법률적 형태로 입법을 통해 해결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美 통화정책 방향성 중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2%p의 한미 금리격차를 얼마나 오래 감내할 수 있느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금리 격차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앞으로 금리를 어떻게 할지의 방향성에 더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격차 자체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금리격차) 절대적 수치보다는 미국 통화정책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미국 통화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로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9월 FOMC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무엇이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오는 24일 금통위 회의에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9월 FOMC 의사결정에 대한 예상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5.25~5.50%인 정책금리를 동결할지, 인상할지, 얼마나 오래 긴축기조를 가져갈지 등을 위의 이벤트를 통해 가늠할 수 있고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이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겠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행 총재로서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예측을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미래 금리를 미리 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에 많은 변동성을 주기 때문에 내부 자료로만 보는 게 금통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향후 1, 2년 금리전망을 발표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 경제전망을 수정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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