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잘 팔았더니…제가 박쥐같이 행동한 걸까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가 박쥐같은 행동을 한건가요? 억울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의 작성자 A씨는 "5일장에서 닭강정을 튀기고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며 "10시부터 17시까지 시급 1만원에 교통비 1만원으로 총 8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작업환경은 고됐다.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이 없었던 것은 물론, 함께 근무하는 알바생 수도 한 명 적어 3명이서 일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A씨는 자신이 "판매알바를 오래하기도 했고 말을 좀 재밌게 하는 편"이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3시에 닭강정을 매진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알바생 말로는 (닭강정이) 항상 남아서 4시20분부터는 떨이 가격으로 팔고 알바생들도 떨이 가격으로 사서 갔다"며 "매진된거 처음본다고 나보고 진짜 대단하다더라"고 말했다.

심지어 사장도 A씨에게 "계속 나와줄 수 있냐"고 따로 요청해 A씨는 "오래는 못하지만 몇번은 더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사장은 약속했던 8만원이 아닌 6만원만을 A씨에게 건넸다. 사장은 A씨에게 "일용직 단기 아르바이트이므로 일한 시간만큼 계산해서 주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5일 뒤 알바를 또 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양을 많이 준비했다고 하셨는데도 한시간 일찍 매진이 됐다"며 "사장은 싱글벙글 좋아하면서 돈은 7만원 줬다"고 밝혔다.

고생해서 닭강정을 매진시켰음에도 7만원만 받아 감정이 상한 A씨가 집에 가는 길, 이웃 닭강정 가게 사장이 다가왔다. 이웃 가게 사장은 A씨에게 "저번부터 지켜봤는데 너무 잘한다. 얼마 받냐"고 물었다.

A씨는 "말하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너무 짜증나서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웃 가게 사장은 A씨에게 "시급 1.5만원에 일찍 마쳐도 5시까지 수당 다 쳐주고 식비랑 교통비 따로 챙겨서 하루 13만원 주겠다"라는 제안을 해왔다.

A씨는 고민할 것 없이 이웃 닭강정 가게에서 일할 것을 선택했고 그 길로 기존 가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그리고 다음 장이 열렸을 때 새로운 닭강정 가게에서 더욱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이웃 가게 사장은 A씨에게 "평소 판매량의 2배 가까이 팔았다. 복덩이"라며 15만원을 줬다.

A씨는 "그래서 5일마다 알바하고 15만원씩 받았다"고 부연했다.

그리고 새로운 가게에 세번째 아르바이트를 나갔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 기존 가게의 사장이 A씨에게 "박쥐새끼"라고 말하며 이웃 가게 사장과 싸움을 벌인 것이다.

기존 닭강정 가게 사장은 A씨에게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몰아세웠고, A씨는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고 누구를 택할 것인지 물었다. 

하지만 손님들조차도 6만원만 줬던 기존 가게 사장이 "너무했다"고 탓하자 사장은 "박쥐다. 회사에서 그러면 아무도 안 좋아한다" 등의 악담을 퍼부었다.

결국 아르바이트를 모두 그만뒀다는 A씨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돈을 더 주는 쪽으로 가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냐"며 "유대감이 있거나 오래 일한 사이라면 그깟 돈 몇푼에 회사를 옮기진 않겠지만 일용직 알바에 그런게 어딨냐"고 물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돈 벌려고 일하는거고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 "야무지게 잘했다",  "예상보다 빨리 물량이 매진됐으면 급여를 더 줘야지, 계산이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