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칭 '칼부림 예고' 30대 남성 체포···"전·현직 경찰 아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 계정으로 글 남겨
경찰 "회사원이라고 진술···경찰 계정 사용 경위 조사"

블라인드 캡처.

[서울경제]

직장 재직 상태를 인증한 뒤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 직원을 사칭해 ‘살인 예고’ 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22일 체포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32분께 해당 글을 게시한 30대 남성 A 씨를 서울 소재 주거지 인근에서 협박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A 씨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청 소속 계정을 이용해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현직은 물론 전직 경찰관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가 “본인이 회사원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A 씨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하고 블라인드 측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계정 관련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게시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으나 캡처 형태로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졌다. 블라인드가 ‘현직’임을 인증해야 가입해 글을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인 만큼 이 글의 작성자가 현직 경찰관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경찰은 A 씨가 경찰관 계정을 어떻게 사용하게 됐는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이유는 무엇인지 조사할 방침이다. A 씨에게 공무원자격사칭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