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 사활 건 中상하이…사업승인 간소화
2일 → 2시간으로 절차 줄여
중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선 가운데 '경제 도시' 상하이시가 자유무역지대(FTZ)에서의 외자 프로젝트 등록을 2시간 안에 처리해 주겠다고 공약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시 정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린강 자유무역지대 내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사업 등록 절차를 2시간 내에 끝내고 조건이 부합하면 공장 건설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약 이틀이 소요되는 등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신규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유치를 위한 노력으로 레드테이프(관료제적 형식주의)를 줄이고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 이 같은 조치를 도입했다고 SCMP는 전했다.
린강 자유무역지대는 상하이 남쪽 해안에 120㎢ 규모로 조성된 최첨단 생산 단지 겸 수출 기지다.
해당 지대는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와의 협업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린강 자유무역지대는 테슬라가 미국 외 지역에서 지은 첫 공장인 기가팩토리3 공장을 유치해 이듬해 12월 완공했다.
이후 기가팩토리3는 테슬라의 최대 생산 기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생산량 131만대 중 절반이 넘는 71만대가 이곳에서 생산됐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에는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드는 메가팩 공장을 린강 자유무역지대에 착공해 내년 2분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상하이시는 테슬라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외자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상하이시는 "우리는 테슬라 공장의 빠른 건설 속도를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린강 자유무역지대는 상업 활동 촉진과 비즈니스 친화 환경 조성에서 최고의 국제 기준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시는 현재 주력 목표로 삼고 있는 외자 프로젝트를 특정하지 않았다. 다만 린강 자유무역지대는 경제 고성장을 견인할 신에너지차, 반도체,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올해 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미국과의 긴장 고조에도 정치와 분리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연이어 초청하는 등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분위기다.
전날에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에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 단체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대표단을 만나 "중국은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포괄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와 USCBC 대표단 간 회동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졌다.
상하이시의 이번 조치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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