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vs 휴젤 '보톡스 소송' 내달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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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대표주자인 휴젤과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균주 도용' 소송이 사실상 다음달 결판난다.
핵심 증거인 양측의 균주 분석 결과가 9월 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고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3년 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소송에서도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
국내에서 균주 도용 소송이 잇따르는 것은 균주 출처 논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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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소송전 1년 넘게 이어져
핵심 증거 정부 승인후 내달 공개
ITC, 내년 10월께 최종 판결
보톡스업계 줄소송 분수령될 듯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대표주자인 휴젤과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균주 도용’ 소송이 사실상 다음달 결판난다. 핵심 증거인 양측의 균주 분석 결과가 9월 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고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K보톡스’ 소송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분수령이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균주 분석자료 다음달 ‘공개’
22일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양사의 균주 유전체 분석 결과가 담긴 보고서 반출을 승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증거제출 종료일은 다음달 21일로 알려졌다. 보톡스는 국가가 관리하는 독소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해외로 내보내려면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만간 위원회를 열고 보고서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다음달 안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균주 분석 결과는 이번 ITC 소송 핵심 쟁점과 맞닿아 있다. 메디톡스는 휴젤이 자사의 보톡스 원료를 몰래 가져다 썼다며 지난해 3월 ITC에 제소했다. 휴젤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다. 만약 두 회사 균주의 ‘지문’과 같은 유전체 염기서열이 동일한 것으로 나온다면 메디톡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반대로 두 균주 유전체가 다르다고 나오면 판세는 휴젤 쪽으로 기운다.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는 다음달 사실상 승패가 갈리는 이유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3년 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소송에서도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 2020년 ITC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판단했는데, 당시 예비결정문에 ‘메디톡스의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에 같은 패턴이 있다’고 적었다.
다음달 휴젤과 메디톡스가 산업부 승인을 받고 염기서열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면 ITC는 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나 9월 첫째 주에 자료 반출을 위한 산업부 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ITC 소송 예비결정은 내년 6월, 최종결정은 10월이다.
“줄소송 분수령 될 것”
균주 도용을 둘러싼 국내 보톡스업계 간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ITC 소송은 메디톡스 ‘승’으로 일단락됐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법정 다툼 중이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에 손해배상금 4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대웅제약은 즉각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균주 도용 소송이 잇따르는 것은 균주 출처 논란 때문이다. 메디톡스의 균주는 1979년 양규환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미국 위스콘신대 유학 때 쓰다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젤은 유통기한이 지난 콩 통조림에서, 대웅제약은 경기 용인의 땅에서 보툴리눔균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를 계기로 국내 보톡스업계 싸움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에 따라 줄소송이 확대되거나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균주의 염기서열을 일정 부분 공개하도록 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도용 논란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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