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일본보다 비싸다?…마니아층 몰고 다닌 슈프림의 배신
온라인 방문예약 시스템 오류 지속돼
예약 성공해도 몇시간씩 대기 후 입장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슈프림은 지난 19일 서울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첫번째 매장인 ‘슈프림 도산’을 열었다. 전세계 16번째 슈프림 매장이며, 국가로 따지면 일곱 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은 두 번째다.
슈프림은 1994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길거리 패션’ 브랜드다. 제임스 제비아가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를 표방하며 창립했다.
국내 스트리트 패션 매니아들은 슈프림의 한국 진출에 열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매장에 들어가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개점 3일전부터 매장 근처에 텐트를 치고 기다렸을 정도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슈프림 도산은 비싼 가격과 미숙한 진행 및 응대로 많은 고객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우선 슈프림 도산의 일부 제품 가격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일본 매장 제품보다도 소폭 높게 책정됐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타이거 바시티 자켓의 경우 일본 제품은 약 89만7000원(이하 일본 가격은 모두 22일 엔화값 기준)인데 반해 한국 제품은 91만8000원이다.
슈프림 에어포스1 로우도 일본이 약 13만6000원, 한국이 15만9000원이며 스몰 박스 로고 티셔츠는 일본은 약 9만원인데 반해 한국은 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미국에선 동일 제품의 가격이 약 8만원(6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제품이 얼마나 비싼지가 더욱 체감된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김치 프리미엄이냐”는 자조섞인 비아냥도 나왔다. 다른 누리꾼은 “그 비싸다는 일본도 면세 적용 받으면 한국보다 더 싸다”며 “한국 매장에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찜통 같은 날씨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 뻔히 예상된 상황에서 슈프림이 보여준 미숙한 고객 응대와 일처리도 큰 원성을 빚었다. 선착순이 아닌 온라인 신청(사인업)으로 매장 방문 예약을 받았는데, 사전 공지가 불충분해 어디서 예약을 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해 사이트를 찾아 헤맸다.
게다가 방문 예약에 성공했어도 슈프림이 예약시간 한·두시간 전에 갑자기 다음날로 미뤄버리거나 시간을 바꾸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예약시간에 맞춰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갔는데 예약 2시간 전에 다음날로 미뤄졌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하루를 날린 것도 모자라 KTX 비용까지 손해를 봤다”고 글을 썼다.
또 매장 근처에서 기다리던 고객들에게 큐알(QR)코드를 찍고 대기하라고 안내했음에도 제대로 대기 처리가 되지 않아 허탕을 친 고객들이 속출한 점, 예약시간에 맞춰가도 몇시간씩 또 기다려야 했던 점, 예고에 없던 품목 구매 제한이 갑자기 생겨난 점, 고객 문의에 제대로 답변을 해주지 않은 점 등등 글로벌 브랜드의 일처리라 하기엔 너무나 허술한 문제들이 많았다.
그러나 발매가가 7만4000원인 해당 티셔츠는 현재 크림 등 국내 리셀 플랫폼에서 4배가 넘게 올라 3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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