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보장" 간호간병 보험 마케팅 과열
간병비내도 돈 남는다고 홍보
상급종합병원 180일 입원 등
비현실적 조건으로 과장광고
당국 "자료 제출하라" 제동나서
"상급종합병원에 180일간 입원해 간호·간병 서비스를 이용하면 1년에 3180만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달만 입원해도 600만원이에요."
손해보험사들의 '간호·간병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과장 광고와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보험모집인은 하루 간호·간병비용을 최고 25만~26만원 보장받을 수 있고, 머지않아 당국에서 제동을 걸면 가입할 수 없다면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1년 간병비 3000만원 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 손보사에 간호·간병보험 보장 한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소위 빅4 보험사가 '간호·간병 보장' 증액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되지 않는 요양시설과 재가급여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나올 정도로 마케팅이 과열되고 있어서다.
간병비가 월 400만원에 달하면서 '간병 파산'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는 등 불안한 심리를 파고든 것인데, 당국은 과잉 보장이나 과다 이용 유도 정황이 없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자칫 과거 1세대 실손처럼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손해율이 올라가고, 다른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모집인이 간병인 일당(간호·간병) 담보에서 10만원, 신설된 간호·간병통합일당 담보에서 15만원을 180일간 받으면 3000만원이 넘는다는 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하루 보험금 26만원을 받으면 간병비 15만원을 줘도 매일 10만원이 남는다는 식의 불완전판매가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암수술을 받아도 상급종합병원에 1~2주 이상 입원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보험사들이 주장하는 간병비 부담 공포도 과장된 면이 있다. 병실에 따라 다르지만 간호·간병통합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자 10명 중 8명(상급병원·종합병원 기준)은 하루 부담이 5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간병비 지출은 급증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간호·간병통합병상을 10만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간병 서비스까지 제공하자는 취지인데, 요금도 하루 1만~2만원 수준이다. 작년 기준 전국 간호·간병 서비스 적용 병상은 6만4500개가 넘는다.
간호·간병 상품의 월 보험료는 2만~5만원 선이다. 이런 상품에 가입해 간호·간병보험금을 받으면 실제 간병비를 부담하고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인 구조다. 당국이 최근 중복 가입을 제한하면서 제동을 걸었지만, 여러 회사의 간호·간병 상품에 가입해놓고 의도적으로 간병비 보험금을 챙기는 '얌체족'을 걸러내기 어렵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출시된 장기요양실손보장보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기존 실손이나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요양원(시설급여)과 방문요양(재가급여)까지 보장을 확대한 상품인데, 자칫 과다 이용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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