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 전세계 판매량 30% 꺾였다
최소 천만원대 비싼 가격 불구
고화질 전용 콘텐츠 부족
비싼 가격에 에너지 규제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키우는 8K TV 시장이 올해 상반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8K TV 판매량은 13만44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18만8200대)보다 28.6%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업계 주력 제품인 4K TV 판매량이 5.8%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역별로 보면 라틴아메리카와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동유럽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감소폭이 큰 지역은 중국이다. 지난해 상반기 6만500대였던 중국 내 8K TV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2만5500대로 반 토막 났다. 그 외 일본(-39.8%)과 북미(-33.1%), 서유럽(-20.1%) 등 순서로 감소폭이 컸다.
가로 해상도가 8000픽셀인 8K TV는 화질이 기존 4K보다 4배 더 선명한 제품이다. 2017년 일본 샤프가 처음 8K TV를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새 먹거리로 삼고 키워왔다. 현재 국내 기업이 전 세계 8K TV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8K TV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초창기보다는 가격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8K TV 가격은 1000만원 안팎이다. 크기마다 다르지만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8K TV용 콘텐츠가 적은 점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8K 영상 장비가 보편화되지 않아 8K 콘텐츠가 많지 않다. 여기에 유럽연합발 에너지효율 규제도 8K TV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EU는 지난 3월부터 8K TV에 대폭 강화된 에너지효율지수를 적용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밝은 화면을 다소 어둡게 만드는 방식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여 간신히 규제를 피해갔다. 8K TV 시장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까지도 지난해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게 옴디아 전망이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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