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강한, 애끓는 사모곡..보육원+'아이콘택트' 두번 버린 엄마지만 [Oh!쎈 레터]
[OSEN=박소영 기자] 보육원에서 자랐다는 고백으로 대중의 마음을 울렸던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 친모가 15살에 그를 낳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던 걸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바다. 그랬던 강한의 친모가 30년 짧은 생을 마감해 다시 한번 아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강한은 21일 자신의 SNS에 “25년 만에 엄마를 만나고 왔습니다. 지난 6월 2일 하늘의 별이 되신 나의 엄마 오늘에서야 소식을 듣고 급하게 만나고 왔습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엄마를 보는 순간 너무 힘들었어요.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얼마나 괴로웠을까..얼마나 아팠을까.. 온갖 죄책감으로 인해 너무 미안했어요”라는 메시지를 적어 올렸다.
이어 그는 “나의 엄마이기 전에 어린 학생이었을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온갖 욕을 들으면서 나를 낳았을 거고. 엄마 소식 듣고 엄마에게 하고 싶은 애기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깐 말이 안 나오더라요. 진짜 나 포기하지 않고 낳아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진짜 너무 고마워요. 엄마가 있었기에 내가 있었고 내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거예요”라고 애끓는 사모곡을 남겼다.
지난해 4월 강한은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나와 “1998년 1월에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아서 20년간 보육원에서 컸다. ‘아이콘택트’에서 엄마를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 안 나오셨다.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누구일까 궁금하다. 나는 누구인가 왜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나 싶더라. 엄마를 느껴본 적이 없으니까 감정을 잘 모른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처럼 2020년 강한은 ‘아이콘택트’를 통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친모를 만나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빈 의자 뿐. 대신 나온 민간조사사는 강한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고 왔다며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을 보여줬다. 처음으로 엄마의 얼굴을 마주한 강한은 “저도 엄마를 닮았네요. 이게 가족이군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러 차례 강한과의 만남을 거부했던 친모다. 그럼에도 강한은 오은영 박사 앞에서 “어머니를 최대한 이해했다. 원망보단 어린 나이에 절 낳기 힘들 텐데 낳아줘서 리스펙하고 감사하다. 안 낳아주셨으면 난 이 세상에 없을 테니 낳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어머니를 미워해도 괜찮다. 그런다고 강한 씨가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고 다독거렸다.
심지어 강한은 우울증에 유서까지 품고 살게 됐다고. 그는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잘 컸다고 하지만 난 너무 힘들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여러 증상이 한번에 찾아오면서 버틸 수가 없다. 이제는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다들 건강하길. 여러분 인생에서 강한은 잊어 주세요”라고 적힌 유서를 꺼냈고 “당장 내일 떠난다 해도 미련이 없다. 사는 게 힘들었고 사는 원동력도 모르겠다”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오은영은 “25년간의 외로움과 아픔, 어린 나이에 겪어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 ‘너라는 생명체가 소중했다, 널 낳았는데 난 15살이었다. 미안하다’ 이런 얘기를 듣고 싶었을 것 같다. 그리고 닮은 얼굴을 보고 싶었을 듯하다. 본인이 자기 삶의 주체가 돼 인생의 뿌리를 잘 내려야 한다. 주변인으로 살아갈 땐 자기자신을 부정하게 된다”고 강한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오은영의 위로와 팬들의 응원 속 강한은 어머니를 만날 그날을 기대하며 씩씩하게 지냈다. 하지만 지난 6월 그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강한은 뒤늦게 비보를 접한 걸로 보인다. 심지어 “엄마 친 가족 분들. 엄마가 저로 인해 돌아가신게 아닙니다. 제발 그런 소리 하지마세요.. 너무 하십니다. 가깝게 지내던 본인들이 했던 행동들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돌아가신 지 2달 넘게 왜 숨기셨는지”라는 SNS 글을 남겨 친척들과 불화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더 큰 응원이 그에게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강한이 아픔을 딛고 더는 상처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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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방송 캡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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