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실적 부진에 지주회사 SK '우울'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8.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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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5% 하락, 시총10조 그쳐

주요 자회사 실적 악화에 SK그룹 지주사인 SK 주가가 9년 전 수준으로 유턴했다. 부진한 주가 흐름에 기관투자자들 불만도 높아진 상황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 주가는 1.36% 상승한 14만2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2거래일 동안은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SK 주가는 연중 24.87% 하락했다. 현 주가는 2014년 초 수준이다.

2021년 기록한 고점에 비해서는 60% 내렸다. 같은 기간 SK 시가총액은 약 25조원에서 10조3942억원으로 낮아져 약 15조원이 증발했다.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SK 주식을 팔고 있다. 연중 기관투자자들은 SK 주식을 약 3420억원 순매도했다.

현재 증권가에선 상장·비상장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고려한 SK의 적정 기업가치 수준을 약 22조원으로 보고 있다. 현 주가가 적정 가치보다 50% 이상 할인돼 있다는 의미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SK가 진행한 설명회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그동안의 투자 성과와 재무건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며 "더 과감한 주주환원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주가 부진의 표면적 이익은 실적 악화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SK 매출액은 31조9232억원, 영업이익은 695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80%나 급감했다.

SK와 같은 지주사 종목은 영업이익보다 종속회사 순이익을 지분 비율만큼 연결기준으로 반영한 지배주주 순이익을 따지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K의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약 2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력 자회사들 실적 부진이 지주사 SK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영업손실 1068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비상장사인 SK E&S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

증권가에선 향후 SK 주가 반등은 지분율이 90%인 비상장사 SK E&S와 100% 지배주주 순이익에 포함되는 SK하이닉스 수익성 개선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2차전지(배터리) 종목인 SK온 수익성 추이도 중요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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