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직회부' 헌재 변론 열려…"권한 침해" vs "심사 지연"

노란봉투법,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직회부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권한쟁의심판 청구
청구인 측 "60일 지났다며 직회부, 권한 침해"
피청구인 측 "이미 충분한 심사 마쳐…지연 행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관련 권한쟁의 사건에 대한 변론에서 청구인 측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과 법률대리인이 대화하고 있다. 2023.08.22.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기일이 22일 열렸다.

청구인 국민의힘 측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정당한 심의와 표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고, 피청구인 국회의장과 환경노동위원장 측은 이미 충분한 심사가 진행됐는데, 법사위가 '이유 없이' 심사를 지연시켰다며 맞섰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김진표 국회의장과 전해철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환노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국회 환노위는 지난 5월2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소속 의원 16명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건을 통과시켰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과 정의당 의원 1명만 참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정안 처리에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이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재에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환노위원장과 국회의장이 각각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에 대해 가결을 선포한 행위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와 표결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관련 권한쟁의 사건에 대한 변론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3.08.22. xconfind@newsis.com

이날 국민의힘 측 대리인은 "국회법 제86조 3항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가 쟁점"이라며 "직회부 목적과 기능, 법사위 체계와 입법 취지, 법률안 체계 문제점이 있는지, 문제가 심각하다면 심사 소요에 대해서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환노위에서 법률안을 아무리 다듬었다고 하더라도 법사위 심사가 필요하다"며 "이 법은 상당히 위헌성이 있는 법이다. 게다가 노사관계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붕괴될 수 있는 큰 영향을 끼치는 법"이라고 했다.

또 "법사위에서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에서 60일을 넘긴 것이지 심사를 하고 있는 법안을 무조건 6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직회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국회법 86조 3항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회부된 법률안에 대해 이유 없이 회부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않았을 때, 소관 상임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직회부)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자 피청구인 측 대리인은 이미 심사가 충분히 이뤄진 법안인데 법사위가 중복으로 심사를 진행하며 심사를 지연하고 있다고 맞섰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관련 권한쟁의 사건에 대한 변론에서 피청구인 측 법률대리인단이 대화하고 있다. 2023.08.22. xconfind@newsis.com

환노위원장 측 대리인은 "환노위 심사 과정에서 최초 법률안에서 다듬어지는 등 이미 오랜 시간 충분히 심사했다"며 "법사위는 회부된 지 35일만에 첫 심의를 진행했고, 60일을 도과해 조속히 처리를 요하는 공문도 보냈다. 이후에는 안건으로 상정 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회의장 측 대리인은 "국회의장은 국회법상 본회의 부의 요구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국회의장 행위는 청구인 권한을 침해하지 않고 적법·유효하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날을 끝으로 더 이상의 변론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향후 선고 날짜가 정해지면 양측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노조법상 사용자 개념과 쟁의행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용자 범위를 근로 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는 자로 바꾸고, 노동쟁의 범위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조정하는 식이다.

아울러 개별 조합원에게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관행도 제한하고 있다. 법원이 개별 노조원에 대해 배상 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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