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최강자' ARM, 이르면 9월 나스닥 상장
미국 엔비디아가 인수하려다가 무산된 영국 첨단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이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 상장에 나섰다. 월가에서는 ARM이 스마트폰용 반도체칩 설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 올해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RM은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오는 9월께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ARM 기업가치가 600억∼700억달러 범위 내일 것으로 봤다. IPO는 증시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통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부문에서 ARM은 점유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 퀄컴 등이 만드는 AP 대부분이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통하는 모바일 기기의 핵심 장치다.
ARM은 회사가 가진 독점적 지위 탓에 인수·합병(M&A) 작업이 수포로 돌아간 바 있다. ARM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앞서 2020년 9월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이 독점을 우려해 합병에 반대한 결과 매각이 무산됐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2017년에는 ARM 지분 25%를 산하 벤처캐피털 펀드인 비전펀드1(VF1)에 80억달러를 받고 부분 매각했는데, 20일 공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달 들어 해당 지분(25%)을 VF1로부터 161억달러에 다시 사들였다. 재매입 거래 당시 ARM의 기업가치는 640억달러(약 85조6448억원)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가 ARM 지분 중 일부인 10%가량만 상장하고 나머지 90%는 보유할 방침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다만 ARM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와 애플,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ARM 지분을 부분 배정함으로써 고객사를 중장기 주주로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ARM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회사의 최근 2분기 매출은 6억7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연간 기준) 줄었다. 해당 분기 순이익(1억500만달러)도 연간 기준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연간 7.8%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ARM은 이날 신고서를 통해 AP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설계 시장이 연평균 7% 성장해 2025년 말에는 247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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