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엔비디아 끌고 테슬라 밀고…주춤하던 美빅테크 다시 뛴다
순이익 개선 전망에 주가 강세
월가도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
사이버트럭 출시 임박 테슬라
한달째 하락 벗어나 회복세로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반도체·빅테크 주가가 올랐다. 시장 불안 요인이 불거졌지만 전기차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증시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를 앞둔 AI 최선호주 엔비디아가 폭등하면서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테슬라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돼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달러(8%) 상승한 4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나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상승했는데 엔비디아가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 투자은행(IB)들이 잇달아 적정 주가를 상향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HSBC는 600달러에서 780달러로, 베어드는 475달러에서 570달러로, 키뱅크는 550달러에서 620달러로, 파이퍼샌들러는 450달러에서 550달러로 엔비디아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이 제시한 적정 주가 평균은 574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22% 상승 여력이 있다. 엔비디아는 23일 장 마감 후 회계연도 2024년 2분기(2023년 5~7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월가 IB들이 엔비디아의 적정 주가를 상향한 것은 실적 전망치가 계속해서 올랐기 때문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4년 3분기(2023년 8~10월) 매출액은 126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39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불과 2~3주 전 예상치와 비교해도 4.4%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배, 주당순이익은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월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21일 전 거래일 대비 15달러(7%) 상승한 231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10%가량 하락한 뒤 오랜만에 상승한 것이다.
벤 칼로 베어드 연구원은 이날 테슬라 주가 매수를 추천하면서 사이버트럭 출시와 에너지 사업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유로 들었다. 칼로 연구원은 테슬라가 잇달아 차량 가격을 인하하면서 당분간 영업이익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테슬라의 '풀 셀프 드라이빙(FSD)' 소프트웨어를 더욱 폭넓게 탑재한 사이버트럭과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에너지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FSD는 테슬라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다. FSD가 탑재된 사이버트럭은 2020년 출시된 모델Y 이후 테슬라가 처음 내놓는 신형 모델로, 머지않아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칼로 연구원이 언급한 에너지 저장 사업은 테슬라 매출에서 15%를 차지하는 부문으로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다만 지난 상반기 저장 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14%)보다 늘었다.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가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도입을 의무화할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주 주가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함께 '고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4%까지 치솟아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제러미 슈워츠 위즈덤트리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의 선행 주가매출비율(PSR)을 근거로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S&P500지수 구성 종목 중 PSR이 가장 높다. 역사적으로 PSR이 높았던 종목의 향후 5년간 연간 수익률은 평균 -2%로 벤치마크지수 수익률 10%를 크게 밑돌았다.
테슬라 역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분기 17.3%에서 지난 2분기 9.6%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익률 개선에 대한 전망 없이는 추가 상승 모멘텀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테슬라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차량 판매 가격을 낮추면서 이익률이 하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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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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