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억 횡령 혐의’ 유병언 차남 구속기소…세월호 참사 9년 만에

[세월호 참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씨가 지난 8월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인 유혁기(50)씨가 세월호해운이 소속됐던 그룹 계열사의 자금 25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형사6부(부장 손상욱)는 22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횡령 혐의로 유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2008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아버지의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계열사 자금 약 255억원을 자신의 명의 계좌로 송금받거나 피고인 운영 해외 법인 계좌로 송금받은 뒤 해외 부동산 구매, 유병언 해외 사진전 개최, 명품 구매 등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는 경영자문료나 상표사용료, 고문료, 사진대금 등 명목으로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유씨가 해외 체류하면서 고급차량 및 사치품 구매, 고가호텔 숙박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검은 유씨의 추가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추가 동의를 받아 기소할 예정이다. 범죄인 인도조약에서는 인도에 근거가 된 범죄 외 범죄사실로 구금, 재판, 처벌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가동의가 필요한 범죄는 306억4752만원 상당의 계열사 자금을 해외 법인으로 반출한 특경법의 횡령 혐의와 125억5583만원에 달하는 조세포탈 혐의, 109억5005만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 혐의 등이다.

인천지검은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1차 원인으로 판단되는 과적, 정원 초과 등이 ㈜청해진해운 사주 일가의 경영상 비리에서 비롯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 전 회장 일가 6명, 계열사 사장 9명, 측근 5명 등 20명을 경영상 비리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모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유씨가 아버지인 유 전 회장의 ‘경영 후계자'라고 판단하고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으며 지난 8월4일 국내로 그를 강제 송환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