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슬램 킴" 구단 '최초' 역사 쓴 김하성…"HSK의 S는 그랜드슬램 의미" SD 구단도 신났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하성이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자신의 '버블헤드 인형'을 나눠주는 날 메이저리그 통산 300번째 안타를 첫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이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도 기쁨을 만끽했다.
김하성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맞대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선보였다.
직전 경기는 기쁨과 아쉬움이 명확하게 공존했다. 김하성은 지난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더블헤더 1차전 첫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5번째 리드오프 홈런을 뽑아냈으나, 이후 7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날 김하성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김하성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무안타 행진을 끊어냈다. 이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더블스틸'을 통해 시즌 28번째 도루를 기록했고, 매니 마차도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하성은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2회말 1사 만루의 대량 득점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번에도 웨더스의 몸쪽 96.6마일(약 155.5km)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95마일(약 152.9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359피트(약 109.4m)를 날아간 뒤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이 홈런은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그랜드슬램으로 빅리그 통산 300안타를 자축하는 시즌 17호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이 홈런으로 김하성은 아시아 역대 세 번째이자 내야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홈런 3개만 남겨두게 됐고, 모든 아시아 출신을 통틀어서는 '유일'하게 20홈런-30도루 달성 가능성도 드높였다.
김하성의 첫 그랜드슬램은 통산 300안타 자축으로 연결되기도 했지만, 샌디에이고의 역사로도 이어졌다. 역사상 샌디에이고 출신으로 한 경기에서 2루타와 도루를 기록하고 만루홈런까지 터뜨린 선수는 없었는데, 김하성이 역대 최초의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첫 타석에서 2루타-도루, 두 번째 타석에서 만루홈런, 세네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으나, 샌디에이고의 승리를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마이애미를 6-2로 격파하면서 지난 21일 애리조나와 더블헤더에서 당한 2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은 김하성의 '버블헤드 인형'을 나눠주는 김하성데이였는데, 그가 맹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자 샌디에이고 구단도 신이 났다. 김하성이 그랜드슬램을 터뜨리자 샌디에이고는 공식 SNS를 통해 '하-슬램 킴(Ha-Slam Kim👑)'이라며 홈런 영상을 게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팀 동료들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겠다"며 "김하성 너무 멋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HSK(김하성 이니셜)의 S는 Slam(그랜드슬램)을 의미한다"고 썼다.
김하성은 현재 샌디에이고 선수단 내에서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들을 놓고 보더라도 최상위권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의 가치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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