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는 귀한 손님 잘 모셔야지”...면세점, 유커맞이 총력전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3. 8.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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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인 단체관광 31명 입국
단체관광코스에 면세점 포함 기대
중국인 선호도 높은 K패션 강화에
페이별 맞춤행사 등 유커 사로잡기
20일 서울 중구의 한 면세점 입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국이 6년 넘게 닫았던 한국 단체관광 빗장을 풀었다. 국내에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다시 돌아오면서 면세업계가 과거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에서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이 중국 여행사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단체관광 재개를 예상하고 여행사, 면세점 사업자 등 업계 관계자들이 미리 협의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여행상품 판매가 재개되면서 9~10월 경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입국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국·일본·미국을 비롯한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중국인의 단체여행이 가능해진 국가에는 한국·일본·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개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개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개국이 포함됐다.

이번 발표로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 5개월만에 자유화됐다. 오는 24일 31명의 중국 단체관광객이 한국에 입국한다. 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면세점이다. 중국 여행사가 판매하는 단체 관광 상품에 한국 시내 면세점이 여행 코스 중 하나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면세업계는 전체 매출의 70~80% 가량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왔다.

중국이 빗장을 닫은 시기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따이공이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면서 면제점 입장에서는 판매가 늘어날수록 유통 마진이 축소되는 부작용을 맞았다.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로 따이공의 총판 역할을 하던 면세점 업의 본질이 관광 산업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한국 관광 산업이 커질수록 면세점이 수혜를 누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전체 회사 매출액에서 면세점 매출액 비중이 높은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순으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의 경우 단체관광 비즈니스 경험이 길지 않지만 면세 사업 경쟁력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 가치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유커 맞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페이먼트사들과도 쇼핑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관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각 간편결제로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일부를 할인해주고, 에누리쿠폰과 패션·화장품 관련 할인 상품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과 제주점에서 ▲중국인 고객 선호 브랜드 상품 확대 ▲통역 전담 인력 확대 ▲쇼핑 편의를 돕는 시설·인프라 점검 등을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점과 김포공항점에서도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중국 관광객들의 관심이 많은 K-패션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MCM, MLB(엠엘비), 젠틀몬스터 등과 손잡고 벌써부터 유커 맞이에 한창이다.

다만 중국인들이 경제 불안감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매출 신장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됐고, 중국 쪽에서 예상보다 개방을 빨리 하는 것 같아서 분위기는 고무적”이라면서도 “아직 시작 단계고 중국이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 직전 수준까지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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