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끈적끈적 뾰족한 꼬치"…거리 가득한 '탕후루' 쓰레기

허경진 기자 2023. 8.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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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를 뚫고 나온 탕후루 꼬치와 탕후루 쓰레기가 하수구 위에 버려져 있는 모습.〈사진=허경진 기자〉

"길거리 곳곳에 탕후루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지저분해 보여요. 설탕 코팅 때문에 바닥도 끈적끈적해지고 꼬치가 뾰족해서 찔릴 것 같아요" (30대 A씨)

지난 21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탕후루 가게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대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도 보였습니다.

탕후루는 산사나무의 열매를 꼬치에 꽂은 뒤 엿당을 발라 급속으로 굳혀서 만드는 중국의 전통 간식입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과일에 설탕 코팅을 입힌 탕후루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탕후루 인기 뒤에는 쓰레기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탕후루를 먹고 나서 아무 데나 버리거나 먹다가 흘린 탕후루로 바닥이 끈적끈적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에 '탕후루 반입금지' 가게까지 등장했습니다.

'외부음식 반입금지 탕후루 X'…"끈적끈적하고 꼬치에 찔려서 다쳐"



홍대 길거리 곳곳에 탕후루 꼬치와 탕후루 꼬치에 끼워주는 작은 종이컵이 버려져 있다. 〈사진=허경진 기자〉

취재진이 홍대 거리를 1시간 동안 돌아다닌 결과, 길거리 곳곳에서는 탕후루 꼬치와 먹기 편하라고 탕후루 꼬치에 끼워주는 작은 종이컵이 수두룩했습니다.

먹다 흘린 탕후루 때문에 끈적끈적 해진 홍대 길거리. 〈사진=허경진 기자〉

탕후루 가게 근처뿐만 아니라 쓰레기 투기 금지 안내판 앞, 다른 가게 앞, 하수구, 화단 등 다양했습니다. 쓰레기봉투를 뚫고 나온 꼬치와 쓰레기봉투 위에 그대로 얹어놓은 꼬치도 눈에 띄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탕후루 때문에 걷다가 끈적끈적 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외부음식 반입금지 탕후루 X'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사진=허경진 기자〉

이 때문에 홍대 거리의 한 식당에서는 '외부음식 반입금지 탕후루 X' 안내문을 출입문 쪽에 붙여놓았습니다. 해당 가게 업주는 "탕후루를 먹다가 바닥에 흘리는 경우가 많은데 설탕 때문에 끈적끈적해지고, 꼬치에 찔려서 다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홍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탕후루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석에 버리고 가거나 먹다가 남기고 가면 끈적끈적해서 치우는 게 힘들고 벌레도 꼬인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손님들이 꼬치를 버려달라고 하는데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구멍이 나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라면서 "다 먹고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탕후루 꼬치 관련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날카롭고 뾰족한 꼬치는 안전상의 문제도 불러일으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환경미화원이라고 밝힌 C씨는 "동료가 일하던 중 탕후루 꼬치에 손이 깊게 찔려 응급실에 갔다"면서 "(탕후루를) 버릴 때 조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탕후루 가게 "노력 중이지만…이동하면서 먹고 버리는 쓰레기는 어떻게 할 수 없어"



홍대의 한 탕후루 가게 앞에 탕후루 꼬치를 버릴 수 있는 통이 마련돼 있다. 〈사진=허경진 기자〉

탕후루 가게에서는 꼬치를 버릴 수 있는 통을 마련하고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꼬치는 매장에 두고 가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이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먹고 버리는 쓰레기까지는 어찌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손님들이 이동하면서 먹고 버리는 쓰레기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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