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엔 병장 월급이 소위보다 많아진다니 [사설]
국민의힘이 22일 "소위의 연봉 총수령액을 400만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복무 수당 인상과 주택수당 지급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평생 나라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임관한 초급 장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옳다. 그러나 그 배경을 살펴보면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단견에 탄식하게 된다. 지난해 9월 병장 월급을 2025년까지 205만원으로 올린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고부터 초급 장교들은 자괴감까지 느끼게 됐다. 올해 소위 1호봉 월급이 178만원에 불과하고 한 해 2%도 채 안 되는 급여 인상률을 감안하면, 2년 뒤엔 병장이 소위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될 상황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마다 사병 처우는 대폭 개선되는데, 초급 장교는 찬밥 대우라고 했다. 사병으로 복무할 청년 표에만 신경 쓴 나머지, 장기간 헌신할 초급 장교의 처우는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장교 지원자가 급감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초급 장교의 70%를 충원하는 학군사관후보생(ROTC) 경쟁률이 2020년 2.7대1에서 올해 1.6대1로 급락하고,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정원 미달이 속출했다. 사려 없이 표만 생각해 임시방편으로 병사만 챙기는 정책을 결정한 탓에 국방의 핵심 자원인 장교를 모집하지 못하는 대형 사고가 터진 것이다. 여당이 뒤늦게나마 소위 급여를 올려준다고 나섰는데, 포퓰리즘에 빠져 단견으로 정책을 결정한 잘못부터 반성해야 한다.
군의 격언 중에 "어떤 작전도 적과 마주치는 순간 무의미해진다"는 말이 있다. 전투에서는 모든 게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전투의 최일선에 서는 초급 장교가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소대원의 목숨은 물론이고 전투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 그런 장교 월급을 병사보다 적게 줄 생각을 했다니 충격이다. 이제는 군인 처우를 표와 연결 짓는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히 수당 차원에서 벗어나 초급 장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복무할 수 있도록 그들의 헌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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