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바쁜 작가 성능경…그의 '망친 예술 행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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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적 개념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성능경의 개인전이 23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성능경의 망친 예술행각'이란 제목의 전시는 1970년대부터 근작까지 시대별 작업 흐름을 소개하는 일종의 '미니 회고전'으로 꾸며졌다.
전시장에서는 당시 개별적으로 작업한 사진들을 공간에 맞춰 배치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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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적 개념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성능경의 개인전이 23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성능경의 망친 예술행각'이란 제목의 전시는 1970년대부터 근작까지 시대별 작업 흐름을 소개하는 일종의 '미니 회고전'으로 꾸며졌다.
성능경 작업의 특징 중 하나는 사진을 매체로 개념미술을 풀어냈다는 데 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그는 1968년 조선일보사가 기획한 '68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회화 작품을 출품한 것을 끝으로 '개념미술'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1974년 구입한 니콘 중고 카메라로 사진술을 독학으로 익히며 '개념사진' 작업에 몰두했다.
초기 작업에서는 미술가의 몸과 행위가 중심이 된다. 1976년작 '수축과 팽창'은 몸을 최대한 '팽창'시키고 바닥에 엎드려 최소한으로 '수축'하는 행위를 기록한 사진 12점으로 구성된 작업이다. 역시 1976년 작업인 '검지'는 팔을 뻗어 검지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점차 입으로 검지를 가져가면서 초점을 바꿔가며 촬영한 아홉 장면을 17장으로 인화해 수평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사진 설치작 '현장'은 신문의 보도사진을 이용한 작업이다. 신문 보도사진에서 특정 장면에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원이나 화살표 등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채집한 신문 보도사진을 접사 촬영한 뒤 먹과 세필로 35mm 필름에 임의로 편집 기호를 그려 넣고 다시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확대 인화한 것이다. 전시장에서는 당시 개별적으로 작업한 사진들을 공간에 맞춰 배치해 선보인다.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자신과 주변을 소재로 삼은 작업들을 발표한다. 'S씨의 자손들-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1991)는 말 그대로 '망친 사진'들로 구성된 작품이다. 작가는 네 남매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 과정에서 초점이 맞지 않거나 실수로 셔터가 눌려 찍힌 이른바 '망친 사진'들을 10년 동안 모았다. 이 사진들은 아이들이 먹은 사탕이나 껌, 과자 포장지 등과 함께 전시된다. 컬러 작업 '안방'(2001) 역시 의도적으로 '망친 사진'들의 집합이다. 작가가 자기 집 어두운 안방에서 카메라 조리개를 열고 이리저리 이동하며 수백번 플래시를 작동시켜 촬영한 사진 18장으로 구성됐다.
전시와 함께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9월6일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연계해 열리는 '서울 아트 나이트' 행사에서 외국인 100명과 함께 작가의 대표 퍼포먼스 작업인 '신문읽기'를 재현한다. 1976년 전시장에서 날마다 신문을 소리 내서 읽은 뒤 읽은 부분을 칼로 오려내 따로 모으고 기사가 잘려 나간 신문은 벽에 붙여 전시했던 작업이다.
올해 79살인 작가는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월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올해 들어서 세 번째로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또 작가가 참여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는 9월1일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건너가 열린다. 전시작 중 성능경의 '사과'가 구겐하임 전시 포스터 이미지에 쓰였다. 작가는 올해 미국의 유명 갤러리 리만머핀과도 전속 계약을 맺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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