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부진, 그리고 부상, 그리고 홈런…캡틴 오재일의 부활 찬가
지난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경기에서 삼성팬에게 반가운 홈런포가 나왔다.
7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삼성 오재일은 1-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KIA 황동하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오재일의 시즌 8번째 홈런이다. 이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2-0으로 앞섰고 6-4로 승리하며 KIA와의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작성했다.
오재일은 지난 6월10일 롯데전 이후 두 달여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한 오재일은 올시즌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1일 현재 78경기에서 타율 0.186 8홈런 37타점 등으로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2020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후 2시즌 연속 2할대 후반을 기록하고 20홈런을 넘겼던 오재일이지만 올해에는 부진과 부상 등으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각오는 남달랐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의 지휘 아래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고참인 오재일도 마찬가지였다. 오재일은 미디어데이에서 “우리는 못할 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개막을 하고 나니 오재일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다. 4월 개막 후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193으로 1할대에서 허덕였다. 5월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5월 20경기에서 타율 0.152로 더 침체에 빠졌다.
오재일은 원래 ‘슬로 스타터’ 경향이 강했다. 때문에 사령탑도 그의 부진을 이해하며 “타격감이 올라올 때까지 서포트해줘야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계속 감을 찾지 못했고 6월에도 2할대(0.224)의 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7월 초에는 부상 불운까지 겹쳤다. 7월5일 포항 두산전에서 8회 1루로 전력 질주를 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날은 구자욱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했고 트레이드로 류지혁까지 데려온 직후라 더 아쉬움이 컸다.
8월부터 돌아온 오재일은 여전히 제 모습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모처럼 홈런포가 터지면서 그의 장점인 장타에 대한 희망이 살아났다. 오재일이 홈런을 쳤을 때 삼성 더그아웃이 모처럼 더 활기를 띤 것도 그가 살아나야 팀이 잘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오재일은 얼싸안기까지 했다.
오재일은 “가끔 말고 꾸준하게 쳤으면 좋겠다. 경기 전후로 타격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또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계속 고민 중이다”라며 “지금은 좋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좋아진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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