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출에 中 현지 일식당도 피해 속출…日수출도 큰 타격

박준호 기자 2023. 8. 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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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류 후 日수산물 방사능 검사 강화…사실상 수입 금지
중국 현지 일식당도 일본산 재료 구하지 못해 원산지 변경
[홍콩=AP/뉴시스]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출 작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일본 수산물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12일 홍콩에서 고객들이 일본산 수입 해산물을 둘러보는 모습. 2023.08.2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출 작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일본 수산물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일식당의 경영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처리수 해양방출에 관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24일 방출하기로 결정한 소식을 전하면서 "구체적인 방출일을 공표함으로써 앞으로는 중국의 움직임도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중국은 7월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검사를 도입하고 있어 방출에 대한 대항 조치임을 시사하고 있다.

오염수 방출이 시작되면 수입규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있어 일본 정부는 계속 중국 측에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대응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포함한 처리수 방출에 대해 현지 어업인들의 풍평(風評·뜬소문) 피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일정한 이해를 얻었다고 판단하고 방류를 단행했지만, 지지(時事)통신은 "중국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해 일본의 수산물 수출 차질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일본의 수산물 수출을 국가·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871억엔(약 798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홍콩은 755억엔(약 6918억원)으로 2위였다. 일본 현지에선 "(중국의)수입이 멈추면 큰 손해가 예상된다(니혼게이자이신문)"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염수 해양 방출을 둘러싸고 중국에서 영업하는 일식당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7월부터 강화하고 있어 일본으로부터의 선어(생선)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기상여건에 문제가 없으면 24일 처리수 방출을 시작하기로 공식 결정했지만, 중국 현지 일식 음식점 경영자들은 파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이와키=AP/뉴시스]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출 작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일본 수산물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일본 북동부 후쿠시마현 이와키 시에 있는 생선가게 겸 식당에서 주인이 생선을 손질하는 모습. 2023.08.22.

상하이 시내에 있는 한 초밥가게 주인은 니혼게이자이에 "아직 방출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라니,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떻게 되겠냐"고 한탄하면서 현재는 일본에서 홍콩을 경유해 들어오는 일본산 수산물을 사들여 버틸 수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홍콩 루트도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달 7일 일본 식품의 안전성 주시를 이유로 들어 "100% 검사를 실시한다"고 검사 강화의 방침을 나타냈다. 보관이 용이한 냉동품은 일본의 수출이 계속되는 반면 냉장 생선은 검사를 위해 세관에 갇히면 신선도가 떨어져 팔리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수출 정지 상태"라고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 후 7월에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생선은 약 2262만위안(약 4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중국 현지에서의 수산물 매입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현지 일식업주들은 "일본산을 구할 수 없어 중국산으로 전환했지만, 중국산도 최근 1개월 사이에 30% 정도 가격이 올랐다", "한국산이나 호주산 생선과 조개를 사봤지만 생으로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광둥성 광저우시에 있는 일식당에서도 판매 중인 참치회의 원산지를 일본산에서 스페인산으로 바꿨다. 다른 일식당에서도 식재료를 바꾸는 등 대응을 서둘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방출 개시를 걱정하는 것은 음식점 관계자뿐만이 아니다"라며 "중국에 진출한 일용품 브랜드 등에서도 일본 기업이나 제품 전반에 대한 소문 피해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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