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최고치 경신... 가계 빚, 3분기만에 다시 늘었다
감소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가계 부채가 지난 2분기(4~6월)에 3분기 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분기에 14조원 넘게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22일 ‘2023년 2분기 가계 신용’에서 2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 신용이 1862조8000억원으로 한 분기 동안 9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짊어진 포괄적인 빚으로,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가계 대출)과 소비자가 대금을 결제하기 이전의 카드 이용액 등(판매 신용)을 더해 산출한다.
가계신용은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엔 14조3000억원이나 감소하면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당시 높은 금리 수준과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이 가계부채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기지개를 켜며 3분기 만에 다시 가계 빚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올해 2분기 말 1748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세를 이끈 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2분기 말 주택담보대출은 1031조2000억원으로 한 분기 동안 14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21년 3분기(20조9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말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1017조1000억원)을 또 다시 경신했다.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 거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났다”며 “한은과 정부는 가계신용 증가세에 주목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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