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억 횡령' 유혁기 구속기소…유병언 일가 수사 마무리(종합)

손현규 2023. 8. 2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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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50)씨가 세월호 참사 9년 만에 미국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후 25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의 사업상 후계자였던 유씨는 세월호 선사 계열사들의 막대한 자금을 해외로 빼돌려 개인적으로 썼다"며 "2014년부터 유씨 재산 61억원과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1천11억원을 압류하거나 동결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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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횡령하지 않았다" 혐의 부인…일부 진술 거부하기도
미국서 9년 만에 강제송환 된 유병언 차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차남 유혁기(50)씨가 세월호 참사 9년 만에 미국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후 25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형사6부(손상욱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유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씨는 2008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아버지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사진값 등 명목으로 모두 254억9천300만원을 받아 개인 계좌나 해외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금액은 아버지의 사진 작품을 제작한 미국 아해 프레스(AHAE PRESS)INC의 자금을 마련하려고 여러 계열사로부터 받은 사진값 선급금으로 161억7천만원이다.

또 유씨가 세운 경영 컨설팅 업체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빼돌린 69억5천만원, 누나 섬나(57)씨가 운영한 디자인컨설팅 업체로부터 경영 자문료로 받은 21억6천만원, 고문료 비용 1억9천만원 등도 횡령 액수에 포함됐다.

검찰은 유씨가 실제로 컨설팅 업무를 하지 않거나 허위 상표권 명목 등으로 계열사로부터 사실상 '상납'을 받았고, 개인 계좌로 빼돌린 돈을 다른 계좌로 나눴다가 다시 모으는 등 '자금 세탁'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빼돌린 돈으로 해외 부동산을 사거나 아버지 사진전을 열었으며 일부는 고급 차량과 명품 구입 비용으로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회사끼리 금전 거래는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횡령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일부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는 "돈이 오간 것은 맞지만 용도가 정해져 있는 거래였다"며 "계열사로부터 받은 사진값은 모두 전시회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표권 사용료도 가치에 따라 받았으며 컨설팅 비용도 계열사에 충분히 도움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미국서 9년 만에 강제송환 된 유병언 차남 [연합뉴스 자료사진]

애초 검찰은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중간 수사결과 발표 당시에는 유씨의 혐의 액수를 559억원으로 특정했으나 한국과 미국이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혐의 액수가 250억원대로 줄었다.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 15조(특정성의 원칙)에 따르면 범죄인은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 추가 범죄로 인도 청구국에서 처벌받지 않는다. 한국 검찰이 유씨를 추가 범죄로 기소하려면 미국 당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검찰은 306억원 횡령과 125억원 조세 포탈 등 유씨의 또 다른 혐의를 추가로 기소하기 위해 미국 측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유씨가 이날 기소됨에 따라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 수사는 9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유 전 회장 일가 6명, 측근 5명, 계열사 사장 9명 등 모두 20명이 구속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유 전 회장 일가를 지목하고 경영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검찰은 유씨가 아버지인 유 전 회장의 '경영 후계자'라고 판단하고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으며 지난 4일 국내로 그를 강제 송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의 사업상 후계자였던 유씨는 세월호 선사 계열사들의 막대한 자금을 해외로 빼돌려 개인적으로 썼다"며 "2014년부터 유씨 재산 61억원과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1천11억원을 압류하거나 동결 조치했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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