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감독' 앙리, '와일드카드' 음바페…100년 만에 홈에서 올림픽 金 조준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티에리 앙리와 킬리앙 음바페가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의기투합한다. 앙리는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음바페는 와일드카드로 파리 올림픽 우승을 조준한다.
프랑스축구연맹은 22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올림픽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할 수장은 앙리다. 프랑스축구연맹은 "집행위원회를 열고 논의한 결과 앙리에게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을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앙리는 선수 시절 프랑스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다. 지네딘 지단 등과 함께 홈에서 열렸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2000년 UEFA 유로대회까지 석권하며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대표팀 붙박이 공격수로 굵직한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유럽 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옮긴 뒤에 압도적인 골 감각을 자랑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왕으로 호령했다. 잉글랜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두 번 수상했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4번을 해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동안 254경기 174골을 기록하며 아스널 무패 우승 등에 기여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뒤에 바르셀로나를 거쳐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다가 잠시 아스널에 임대를 오기도 했다.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벨기에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AS모나코, 캐나다 몬트리올 임팩트 감독으로 일했다. AS모나코 시절에는 훈련 과정에서 선수단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카타르 월드컵에서 벨기에 수석코치로 돌아와 지도자 경험을 이어갔다. 홈에서 열리는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만큼, 이번에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프랑스축구협회도 "앙리는 감독으로 2025년까지 팀을 이끌게 된다.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앙리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용했다. 우리는 여러 감독 프로필을 두고 고민했고, 다양한 후보군과 접촉했다. 후보군들의 높은 전문성과 인간적인 면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100년 만에 수도 파리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1924년 이후 다시 돌아온 세계적인 이벤트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프랑스축구협회도 앙리를 선임하는 자리에서 "앙리 감독은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U-21 유로 대회와 파리 올림픽을 맡게 된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앙리가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상황에 스쿼드 구성도 압도적이다. 세계적인 공격수 음바페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보였기에 연령별 대표팀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음바페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을 논의할 때도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올림픽은 스포츠 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돌아온 진정한 기회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보고 올림픽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올림픽은 모든 스포츠의 본보기이자 선수들이 경험하고 싶은 장이다. 프랑스에서 마지막 올림픽이 개최된지 100년이 지났다. 우리의 도시와 우리의 조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참가하는 건 내 운명"이라며 열의를 보였다.
올림픽 대표팀엔 연령 제한이 있다. 23세 미만이라면 누구든 합류할 수 있지만, 23세 이상인 선수는 와일드카드로 차출된다. 국가별 최대 3명까지 활용할 수 있다. 음바페는 1998년생으로 만 25세다.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음바페를 차출해야 한다.
음바페는 여름동안 파리 생제르맹과 마찰이 있었다. 줄곧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됐다. AS모나코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할 시절부터 레알 마드리드가 노렸다. 실제 음바페의 롤 모델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고, 언제나 드림 클럽이 레알 마드리드였다.
2022년 파리 생제르맹과 극적으로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뒤로 연기했다. 당초 파리 생제르맹 발표는 2025년까지였지만, 계약을 뜯어보니 2+1년이었다. 1년은 음바페가 발동할 수 있는 연장 계약 옵션이다. 하지만 음바페는 2025년까지 재계약을 원하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가 다음 시즌에 자유계약대상자(FA)로 팀을 떠날 거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음바페의 결정은 프랑스 최대 클럽을 약화할 수 있다. 정말 실망했다. 앞으로 2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나가는 문을 열려있다"고 공식 석상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음바페가 7월 31일까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됐다. 음바페는 이미 파리 생제르맹 측에 2023-24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음바페가 침묵을 유지하고 있기에 내년 1월 보스만 룰에 따라 타팀과 공식적으로 협상할 수 있고, 여름에 자유계약대상자(FA)로 떠나게 된다.
이적료 0원에 음바페를 내줄 수 없기에 회유책을 쓰기도 했다. 미국 매체 '포브스'를 포함한 다수는 "파리 생제르맹이 음바페에게 10년간 10억 유로(약 1조 4000억 원) 재계약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 제안을 수락하면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 재계약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은 강경책으로 선회했다. 프리시즌 첫 경기에 뛰었지만 이번 일본 투어에 합류하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투어에 합류할 29인을 발표했는데, 음바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파리 생제르맹과 음바페 사이가 멀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엄청난 제안이 있었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는 "음바페가 파리에 방문했던 알 힐랄 협상 대표단과 어떤 대화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알 힐랄은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료 3억 유로(약 4230억 원)를 제안했다"고 알렸다.
파리 생제르맹은 알 힐랄의 제안을 수락했지만, "음바페 측은 알 힐랄 협상단과 논의를 노골적으로 거절했다. 음바페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제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알 힐랄이 음바페에게 1년 동안 총액 7억 유로(약 9875억 원)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음바페는 알 힐랄과 어떤 대화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완전히 거절했다. 현재 음바페가 선호하는 팀은 레알 마드리드다. 알 힐랄은 파리 생제르맹에 3억 유로를 배팅하면서 음바페와 이적을 논의할 권한을 부여 받았지만 협상단에 돌아온 건 없었다"고 짚었다.
갑자기 기류가 변했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음바페와 파리 생제르맹 사이에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고 알렸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해당 보도를 옮기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반전이다. 음바페와 파리 생제르맹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음 주에 상황이 진전될 수도 있다. 모든 건 파리 생제르맹이 음바페를 1군 팀에 포함해 팀의 역동성을 되찾는 걸 시사한다. 더 넘어 재계약까지 갈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보도가 나온 뒤에 사이가 껄끄러웠던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는 일이 생겼다. 줄곧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던 주장도 철회된 것으로 보인다. 파리 생제르맹과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내년 여름에 떠나는 건 맞다.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료를 안기고 떠나기로 구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음바페가 내년까지 파리 생제르맹에 남으려고 하는 건 올림픽 출전도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은 9월 7일 덴마크와 친선전을 치른다. 9월 11일에는 U-21 예선 슬로베니아 원정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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