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밀입국` 중국인은 인권운동가였다…"난민신청 예정"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 "인천해경 구치소 면회"
한국에 사는 모친과 중국서 입국한 부친도 함께 면회
"밀입국자, 중국 비밀경찰에 체포돼 4개월 간 구금" 주장

30대 중국인 밀입국자가 타고 온 제트스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씨 SNS. [이대선씨 페이스북 캡처]

최근 중국에서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다가 검거된 중국인이 현지의 인권운동가 취안핑(35)씨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우리 해역의 경계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지적이 나왔다.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씨는 22일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에 밀입국한 중국인은 현지 인권운동가 취안핑씨"라며 "한국에 사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오늘 오전 인천해양경찰서 구치소에서 면회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회에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중국에서 건너온 취안핑씨의 부친도 함께 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면회를 마친 이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취안핑씨가 평소 중국 정부의 정치검열 제도에 불만이 있었다. 중국 내에서 구금된 인권 변호사의 권리를 공개 지지하고 표명하는 인권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9월 시진핑 국가주석 풍자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를 입은 셀카를 트위터에 올렸고, 한 달 뒤 중국 당국의 비밀경찰에게 체포돼 4개월 간 독방에 구금됐다"고 했다.

이 씨는 "2017년 2월 15일 길림성 연변 재판소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2019년 3월 만기 출소했다"며 "그 뒤에도 중국 당국이 감시를 이어가며 출국 금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취안핑씨가 한국으로 밀입국하기 이틀 전인 지난 14일 "한국으로 갈 것"이란 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취안핑씨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해 한국에 입국한 것은 잘못"이라며 "취안핑씨는 우선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고, 인정되지 않으면 영미권 제3국에서 다시 신청을 할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취안핑씨는 지난 16일 오후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일 오전 7시쯤 중국 산둥성에서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했고, 나침반과 망원경을 보며 14시간 만에 300㎞가량 떨어진 인천 앞바다에 도착했다. 제트스키에는 기름 70ℓ를 가득 채운 채, 25ℓ 기름통 5개를 로프로 묶어 연료를 계속 보충하며 혼자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밀입국자가 오직 제트스키 한 대 만으로 인천 앞바다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 해경의 감시 태세가 엉망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상 군은 수제선(물과 육지가 만나는 지점)으로부터 12해리 이내와 이외 구역에서 레이더를 운용하며 해안·해상 경계를 맡고 있다. 해경은 경비정과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등을 통해 바다 상황을 감시한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밀수와 밀입국 등 치안 유지 관련 사건은 해경이 처리하고, 대공 의심점과 간첩 등 방위 사안은 군이 맡는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해안 경계를 맡은 군과 협조해 A씨를 검거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경이 전체 해역을 경비할 수 없어 통상 군이 각종 레이더와 장비로 해양 경계를 맡고 있고, 이상 징후 발견시 해경에 통보하면 곧바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한편 인천해경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취안핑씨를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