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고현정 눈빛만으로 압도한 관록의 연기
황소영 기자 2023. 8. 22. 16:42
역시는 역시였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고현정의 첫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작품이자 외적, 연기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이 예고돼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고현정은 몸을 사리지 않는 호연으로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며 그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극 중 평범한 직장인에서 세상을 들끓게 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수감된 김모미로 분해 서사에 따른 3인 1역의 마지막 바통을 이어받았다. 죄수번호 1047이 박힌 죄수복을 입은 채 아무렇게나 싹둑 자른 듯한 짧은 머리와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등장한 그는 대사 한 마디 없이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외모뿐이 아니었다. 고현정은 변모하는 상황 속에서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시시각각 눈빛으로 담아내며 강렬한 몰입감을 안겼다. 무미건조한 말투와 몸짓으로 어떠한 욕망도 삶의 희망도 없이 모든 것을 초연한 수감자 김모미의 현재를 공허한 눈빛으로, 탈옥을 감행할 때에는 결연의 눈빛으로, 자식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때에는 처절함과 처연함 가득한 눈빛으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것. 특히 성경책을 품에 꼭 껴안은 채 드러낸 형형한 눈빛과 웃음기 머금은 표정은 일순간 소름을 안겼다.
고현정은 파란만장한 김모미의 삶, 그 마지막 챕터를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으로 완성시켰다. 극한으로 치달은 절체절명 상황 속 애닳는 모성으로 강렬한 클라이맥스를 선사하는 데 이어 화면을 압도하는 표현력과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극을 이끈 고현정의 새로운 얼굴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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