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보다 정확해" 대사질환 여부 알려주는 새 지표 'WWI' 나왔다

[정심교의 내몸읽기]

대사질환 여부를 가늠케 해주는 새로운 체성분 지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남훈·김경진 교수팀은 기존 대사질환의 기준으로 활용돼온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WC)를 대체할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WWI; Weight-adjusted Waist Index)'를 개발했고, 이것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그간 대사질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된 건 체질량지수(BMI)였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 정확성과 효용성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BMI처럼 고가의 장비는 필요 없으면서도 정확도는 더 높은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의학계에서 강조돼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제시된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WWI)는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팀, 고려대 안암병원 김신곤·김남훈 교수팀이 개발한 체성분 지표다. WWI는 허리둘레를 체중의 제곱근으로 나눈 값이다. 제곱근이란, 어떤 수 x를 제곱해 a가 될 때(x의 n 제곱=a) x값을 가리킨다. BMI와 마찬가지로 고가의 장비 없이도 간단하게 산출·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체중 60㎏, 허리둘레 80㎝인 성인의 경우 체중의 제곱근은 약 7.75(7.75의 7.75 제곱은 약 60임)이다. 허리둘레(80)에서 이 제곱근(7.75)을 나눈 값인 10.3이 이 사람의 WWI다.

김남훈 교수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통해 한국인 50세 이상 남성 및 폐경 후 여성 5983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5983명 가운데 남성은 3034명, 여성은 2949명이었다. 이들의 △체중 △총체지방률 △사지 근육량 △콜레스테롤 △혈압 △허리둘레 △골밀도 △8시간 공복혈당 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WWI 수치가 높을수록 체지방이 높고, 근육량이 낮으며 골밀도가 낮았다. WWI가 체성분과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WWI가 남성은 10.4, 여성은 10.5가 건강한 체성분 지수를 예측하는 최적의 기준치인 것으로 확인했다.

김경진 교수는 "BMI의 가장 큰 약점은 각각의 체성분(지방·근육·골밀도)을 명확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WWI가 이를 보완한 차세대 건강 척도로써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남훈 교수는 "WWI는 기존 연구에서 인종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표로써, BMI를 넘어 보다 보편적인 건강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겠다"며 "WWI가 통합적 지표로서 보다 더 널리 활용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인의 지방, 근육, 뼈 건강에 대한 통합 지수로서의 WWI)는 국제학술지 '전신쇠약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