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썰렁한 자갈치시장 “지금도 손님 없는데, 오염수 방류땐…” 한숨

김화영기자 2023. 8.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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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합니다."

22일 낮 12시경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1층 수산물판매센터.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상인과 어업인의 피해를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또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국 주요 어시장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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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낮 12시경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 건물 내부가 썰렁하다.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논의가 본격화된 석 달 전부터 매출이 급감했는데,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막막합니다.”

22일 낮 12시경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1층 수산물판매센터. 이곳에서 만난 상인 모두 이날 오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이틀 뒤인 24일 방류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방류 계획 논의 단계에서부터 매출이 급감했는데, 실제 방류가 이뤄지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더 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우려였다.

30년째 광어와 농어 등을 판매 중인 조모 씨(66)는 “운영 중인 수산물 판매대 2칸 가운데 1칸을 접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매출이 50만 원이었고 단체 관광객이 많을 때는 100만 원어치를 팔기도 했는데, 오염수 방류가 이슈로 떠오른 석 달 전부터 하루 매출이 10만 원이 안 되는 날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조 씨는 “약 1평(3.3㎡) 크기의 판매대 1칸의 월 임대료가 30만 원이다. 관리비와 전기세 등을 더하면 고정 유지비만 월 70만 원 넘게 든다”며 “방류 이후 손님이 훨씬 더 줄 텐데 예전처럼 계속 장사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미 판매대 규모를 줄인 가게가 많다”라며 텅 빈 판매대 곳곳을 가리켰다.

22일 낮 12시경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 건물 내부가 썰렁하다.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논의가 본격화된 석 달 전부터 매출이 급감했는데,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자갈치시장 건물 옆 곰장어구이 골목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텅 빈 가게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50대 한 업주는 기자를 만나 “익혀 나오는 곰장어구이 가게들도 장사가 안 된다.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이곳을 찾는 발걸음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틀 뒤부터 손님이 더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등어 3마리를 한 접시에 담아 두고 판매 중인 한 업주도 “생산 가격이 올라 위판장에서 비싸게 떼어오고도 손님에게는 예전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정도로 장사가 되지 않는다. 예년보다 매출이 70% 상당 급감했다”며 “이곳 상인들은 추석 대목인 다음 달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2일 낮 12시경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곰장어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 시작 일정을 24일로 정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수산물 관련 단체는 정부가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지 않으면 업계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재석 자갈치시장 어패류처리조합장은 “전반적인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장마가 길어지고 오염수 방류까지 시작되면서 상인들은 올여름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시민들이 오염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게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상인과 어업인의 피해를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또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국 주요 어시장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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