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짜리 폭탄 돌리기 될까…개미 ‘빚투’ 연중 최고치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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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 매입을 위해 빌린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섰다. 지수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신용거래 잔고가 좀처럼 줄고 있기 않은 건 최근 국내 증시를 휩쓴 이차전지 열풍 탓이다. 개미들이 이차전지 등 테마주에 달려들면서 ‘빚투’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 10조5924억원, 코스닥 9조8464억원으로 총 20조4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20조원을 넘어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지난 17일 20조5572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8일 20조4322억원 ▲14일 20조4388억원 ▲16일 20조5040억원 등 이달에만 연중 최고치를 네 번이나 갈아 치웠다.

기간을 넓혀 봐도 연초 16조5311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개월여 동안 4조원이 넘게 불어났다.

이날 코스피는 2515.74에 마감하면서 이달 초 2644.34에서 2500선으로 내려 앉았지만 되려 ‘빚투’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POSCO홀딩스 로고.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가 주춤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투자 열기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POSCO홀딩스는 56만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달 들어서만 12.77%가 빠졌다. 에코프로비엠도 19.45%나 내렸다.

전일 코스콤 체크 단말기 기준 코스피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POSCO홀딩스(7311억원)이었다. 지난 1일 6155억원에서 18.78%나 증가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신용융자 잔고가 3.2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 폭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97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 상위 1위부터 3위까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106억원으로 연초 1493억원과 비교해 2배가 넘게 늘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또한 퇴근 테마주 열기 과열을 관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8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최근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의 급등락과 관련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차입투자)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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