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협 강도 베트남 도피하자 경찰력 한계 지적

김도현 기자 2023. 8. 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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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 한 신협에서 40대가 현금을 빼앗아 베트남으로 도주한 것과 관련, 경찰이 보다 신속한 수사와 대응으로 범인의 해외 도피를 차단하지 못한 데 대해 경찰력의 한계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가 치밀한 사전 계획을 세우고 강도행각을 벌인 뒤 해외 도피까지 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경찰이 초동 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나 강력 사건인 만큼 사건 초기부터 좀 더 치밀하고 강력한 대응을 통해 출국을 차단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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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신협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대전 서구의 한 신협에서 40대가 현금을 빼앗아 베트남으로 도주한 것과 관련, 경찰이 보다 신속한 수사와 대응으로 범인의 해외 도피를 차단하지 못한 데 대해 경찰력의 한계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1일 특수강도 혐의를 받는 40대 A씨에 대한 신원을 특정했지만 A씨는 이미 베트남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A씨가 치밀한 사전 계획을 세우고 강도행각을 벌인 뒤 해외 도피까지 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경찰이 초동 수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나 강력 사건인 만큼 사건 초기부터 좀 더 치밀하고 강력한 대응을 통해 출국을 차단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일 만에 범행 전후 행적을 분석, A씨가 사용한 지인의 차량을 발견했고 추가 확인을 거쳐 A씨를 특정했다.

A씨는 범행 전부터 해외 도피를 계획하고 범행 직후 바로 베트남 다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신원 파악에 상당한 애를 먹었는데 A씨가 범행을 준비하며 오토바이 2대를 훔치고 지인의 차량을 빌리는 등 수많은 이동수단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A씨는 범행 전날 오토바이 2대를 대전 서구와 유성구에서 잇따라 훔쳤으며 이 중 1대를 미리 동선 중 한 곳에 배치하고 남은 1대의 오토바이를 이용해 오토바이가 배치된 곳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범행을 저지른 뒤 경찰이 추적할 것을 예상, 혼선을 주기 위해 범행 후 서대전나들목을 지나 유성구 대정동으로 이동했고 금산 추부면까지 오토바이로 이동한 뒤 오토바이를 버리고 다른 이동 수단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 후 A씨의 행적을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분석했지만 A씨가 이동 동선을 복잡하게 만드는 뺑뺑이 수법을 사용했고 여름임에도 얼굴을 가리거나 신체 노출을 극히 제한했으며 수차례 옷을 갈아입어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강력 사건이 전국에서 빈번히 발생하며 경찰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역시인 대전에서 이 같은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한 데다 시 6개 전체 경찰서 형사팀을 비상소집하고 병력 250여명을 투입했음에도 범인의 해외 도피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경찰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 중인 50대 한 시민은 “2023년 대도시에서 심지어 대낮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물론 경찰들이 최선을 다해 수사했겠지만 해외 도피를 막지 못해 상당히 아쉽고 범인이 베트남에서 다른 인접 국가로 밀입국하게 되면 사실상 검거가 어려운 거 아니냐”고 말했다.

중구에 사는 또 다른 20대 시민은 “최근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엄청나게 계획적이었고 해외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듣고 또 한 번 놀랐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A씨 검거를 위해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전후 동선을 복잡하게 짜는 등 치밀한 계획범죄였다”라며 “도보와 택시 등 이동수단을 다양하게 사용해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58분께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신협에서 검은 헬멧을 쓰고 현금 3900만원을 빼앗아 미리 준비한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A씨는 직원 2명만 남아있는 점심시간을 노렸으며 남직원이 탕비실을 간 사이 침입해 여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돈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19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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