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산업장관에 방문규 지명…국정과제 부진 부처 물갈이 신호탄?(종합)

박태진 2023. 8. 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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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장에 방기선…기재1차관 김병환·행안차관 고기동
‘오송 참사’ 행복청장 교체…후임에 김형렬 설비조합 이사장
문체·환경 등에 이어 ‘잼버리 파행’ 여가부도 주목
대통령실 “당장 8월 중 연달아 개각할 계획 없어”

[이데일리 박태진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이 부진한 부처의 수장에 대한 물갈이와 함께 신임 장관급 후보자 후임 인사를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 일부 부처 차관급 인선도 단행하면서 지난 6월 말 차관 중심의 개각에 이어 국정동력 확보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그간 개각 대상에 올랐던 부처(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등)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으로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도 순차적으로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운데), 방기선 신임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의 인선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재부 집중 등용에 “尹 ‘이제 국정중심은 경제’”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방문규 현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통 경제관료로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와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규제 혁신, 수출 증진 등 산자 분야 국정과제 잘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관급 신임 국무조정실장에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발탁됐다. 김 실장은 방 신임 실장 내정자에 대해 “기재부 차관보, 아시아개발은행 이사 등을 역임했다”면서 “풍부한 정책조정 경험을 갖추고 있어 국정 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방 차관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기재부 1차관에는 김병환 현 대통령 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이 내정됐다.

또 행정안전부 차관으로는 고기동 현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이 임명됐고, 행안부 재난안전본부장에는 이한경 재난관리실장이 내정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말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을 물어 인사 조치를 건의했던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도 교체됐다. 후임으로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인 김형렬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임명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산업부 장관 교체 검토를 고려한 배경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장관 교체) 이야기는 오래 전에 있었지만 대통령께서 결심하기 전에 이야기가 나온 것 같고, 그동안 잘 알다시피 국정이 쉴 틈이 없었다”면서 “(산업부 장관) 본인도 피로감을 호소하신 것도 있어서 지금 (교체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기재부 출신 인사 집중 등용에 대해선 “그런 부담이 있었지만, 대통령이 ‘이제부터 국정 중심은 경제다’ 해서 기재부에서 경제를 오래 했던 분들을 모셨다”며 “부처 전체를 연결하는 경험과 조정 능력이 많은 분들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산업부 장관을 교체하면서 특별히 당부한 것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국조실장은 매주 1회 주례회동 때 대통령을 뵙는다. 국정운영 방향이나 철학, 관심 사항을 많이 안다”며 “에너지나 통상 등 산업 분야 국정과제를 잘하리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순차 개각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환경부 등 추가 개각 가능성이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장 8월 중에 연달아서 (개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대표적인 보수성향 법관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대법원 분위기와 맞물려 지명이 이뤄진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이분은 정치 성향 그런 것은 거의 없다”면서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많이 대변한 분이어서 대법원을 중립적이고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 간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대통령을 모시며 주변 법조인들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이분은 한 번도 (얘기가) 안 나왔다”며 “법조인으로서 한두 번 뵈었을지 모르지만 자주 소통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尹, 이동관 청문보고서 24일까지 재송부 요청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이 설정한 재송부 요청 시한은 24일로 이때까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청문보고서 없이 당일 바로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8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으나, 적격 여부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여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야당은 ‘완전 부적격’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청문보고서 송부 시한은 전날(21일)까지였다.

현행법상, 국회에서 기한 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송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임기가 오는 23일 만료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재송부 요청 시한 직후인 25일쯤 이 후보자 임명을 단행해 공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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