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차병들 ‘월드 오브 탱크’로 전략 익혔나···휴식 중 게임 즐겨
“전쟁 전부터 즐기던 게임 하며 잠시 쉬어”
전장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투 사이의 휴식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전쟁 게임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긴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드 오브 탱크는 벨라루스 게임 제작사 워게이밍그룹이 2011년에 출시한 온라인 전차 액션 게임이다. 주로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권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왔다.
NYT는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는 전선 곳곳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 중 일부는 러시아와 일진일퇴의 치열한 격전을 벌이던 지난 6월 바흐무트 전선에서도 이 게임을 했다. 지난해 한 전차병은 자신이 탑승하는 T-80 전차에 월드 오브 탱크 로고를 붙여놓기도 했다.
전차병인 나자르 베르니호라 중위는 “잠시 쉬는 시간이 생기면 때때로 (월드 오브 탱크) 게임을 한다”면서 “팀을 이뤄 움직이는 것을 배우고 게임을 통해 전술을 개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병대 소속 실버 병장은 병사들이 전쟁 전부터 즐기던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 시베르스크에 배치된 군인들은 전시에 폭력적인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데 ‘월드 오브 탱크’와 같은 가상 전쟁 게임을 할 여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NYT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잔혹한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폭력적인 게임에 대한 욕구를 느낀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병사들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잠시 잊고 쉴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게이머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게임 클럽을 운영 중인 드미트로 프리시만은 전장에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이 자신의 게임 클럽에서 월드 오브 탱크를 비롯한 전쟁 게임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왜 그런 게임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긴장을 풀고 친구들과 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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