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라섹, 각막두께 확인 안 했다간 '아찔'
원추각막증 발생 위험 커져
눈 자주 비비는 습관도 원인
인텔론 안과용 기기 'BOSS'
각막 강성 정확한 측정 도와
각막의 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완만한 원래의 둥근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원뿔처럼 앞쪽으로 돌출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원추각막증' 또는 '각막확장증'이다.
건강보험평가심사원 통계에 따르면, 원추각막증은 최근 희귀질환으로 지정됐으며 국내 치료 환자는 2015~2019년 5년간 2만4000명에 달한다. 원추각막증 환자는 세계적으로 약 2000명 중 1명꼴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있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이나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 수술을 한 후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시력교정술을 많이 받는 20·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눈을 습관적으로 비비게 되면 각막에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해져 손상이 누적돼 원추각막증을 만들 수 있고, 각막 두께가 지나치게 얇은 사람이 시력교정술을 시행하면 라식부작용으로 원추각막증이 생길 수 있다.
원추각막은 각막 중심부 주변이 앞으로 돌출되어 부정난시를 유발하고, 안경만으로 교정이 불가능해진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계속 악화돼 각막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지원 파티마안과(창원) 대표원장은 "원추각막이 악화돼 급성 원추각막 혹은 각막수종이 발생하면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각막수종은 수주에서 수개월 지속되고 대개 서서히 줄어들어 흉터로 대체돼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추각막증(각막확장증)의 예방은 평소 눈을 비비지 말고, 무엇보다 시력교정 수술 전에 각막두께를 검사해 각막이 지나치게 얇을 경우 라식 수술 외에 다른 시력교정술을 찾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안구조직(각막)의 강성을 실시간, 비침습적으로 직접 측정하는 안과용 BOSS™(Brillouin Optical Scanning System) 제품이 국내에 출시됐다.
각막의 강성이 약해지면 굴절수술 부작용이 발생하고 원추각막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직의 강성은 단단함의 정도를 뜻하며 전문용어로 생체역학이라고 한다. 안과용 BOSS 제품은 생체역학기반 의료진단 기업 인텔론옵틱스(미국 매사추세스주 우번 소재·이하 인텔론)가 개발했다.
각막은 생체조직이어서 그동안 강성을 측정할 수 없었고 장비도 없었다. 황휘 에이치케이티(HKT) 대표(전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는 "그동안 각막 모양과 두께만으로 그 강한 정도를 판단해왔다"면서 "두꺼운 각막이라도 약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면 약할 수가 있고, 얇은 각막이라도 아주 강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면 강할 수 있다. 이것을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력교정 수술 후에 각막확장증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인텔론은 유장현 UCLA 줄스타인 안과병원 박사가 윤석현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다. 윤석현 교수는 광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브릴루앙 스캐터링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생체조직의 물성을 실시간 및 비침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장현 박사는 이를 안과 진단에 적용했고 2021년 유럽·캐나다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한데 이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허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BOSS의 핵심 기술은 브릴루앙 산란 측정이다. 이 기술은 빛을 활용해 안구조직 분자의 운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국내는 현재 세브란스병원, 안암병원, 리뉴안과, 파티마안과 등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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