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시즌 결산①] '동-서부' 격차 뚜렷했던 정규시즌

허탁 2023. 8. 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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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2023 서머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동, 서부 간의 격차가 뚜렷했던 시즌이었다.

순위표 기준으로 5위 이상인 팀을 서부, 6위부터 동부로 두고 봤을 때 정규시즌에선 두 그룹 간의 격차가 선명했다. 단적인 예로, 이번 시즌 동부 팀이 서부 팀을 상대로 승리한 케이스는 '페이커' 이상혁이 없던 T1을 제외하면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OK 저축은행 브리온이 1라운드서 디플러스 기아를 한 차례, 2라운드서 젠지를 한 차례 잡아냈다. 그 외에는 모두 서부 팀이 동부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구도가 이어졌다.

심지어는 동부 팀은 서부 팀 상대로 세트 승을 따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최하위인 광동 프릭스의 경우 시즌 내내 서부 팀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농심 레드포스 역시 서부권과의 10번의 매치를 통틀어 단 두 개의 세트 승리를 가져오는 것에 그쳤다.

동, 서부 격차가 커진 원인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 간의 차이가 드러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동부 학살자'라고 불리던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우 올해를 앞두고 롤드컵 우승자인 '킹겐' 황성훈, '제카' 김건우, '바이퍼' 박도현 등을 영입하면서 소위 체급이 강한 핵심 라이너를 구축했다. 역시 중상위권에 속한 디플러스 기아에도 롤드컵 우승자 출신인 '쇼메이커' 허수와 '캐니언' 김건부가 건재하다. 반면 농심 레드포스나 광동 프릭스는 신인 위주의 로스터를 구성했고, 스프링 시즌이 지나면서 합이 맞아가자 라이너의 기량 차이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디알엑스나 리브 샌드박스처럼 서부권 팀을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 팀이 모두 흔들린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베릴' 김건희와 '라스칼' 김광희를 앞세운 디알엑스나 '테디' 박진성을 데려오면서 스프링 시즌보다도 전력을 보강한 리브 샌드박스는 시즌 시작 전 대부분의 팬과 전문가에게 서부 팀을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 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면서, 서부 팀을 위협할 만큼의 경기력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그런 의미서 볼 때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선전이 돋보이기도 한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의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엔 실패했지만 리그 초반 디플러스 기아를 잡아내거나, 리그 마지막 경기서 젠지를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두는 등 리그의 고착화를 막는 '업셋'을 가장 많이 만들어낸 팀이었다.

동, 서부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물론 상위권의 전력이 강화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하나 리그 전체의 재미나 관심도를 볼 때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실제로 이번 LCK 서머의 경우 정규시즌의 관심도가 지난 시즌에 비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고, 평균 시청자 역시 다소 감소하기도 했다. 물론 이상혁의 이탈 등 다른 요인이 있긴 했지만,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의 커진 격차와 그로 인한 관심도 하락 역시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내년 LCK에선 샐러리캡에 해당하는 균형지출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동 서부 간의 늘어난 격차가 줄어들 수 있을지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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