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잠자는 한국 영화를 깨울 수 있을까 [엄형준의 씬세계]
잠 소재로 신혼부부가 겪는 불안과 공포 그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공포의 대상이 된다면
멀어질 수 없고, 맞서 정면 돌파할 수밖에 없어”
이선균 “날 음식 먹는 연기… 봉준호식 연출”
봉준호 ““최근 10년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이어붙이기 투박하지만 신선한 시나리오 주목
칸이 주목한 신인 감독의 신선함은 한국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유재선 감독의 영화 ‘잠’이 오는 9월6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신혼부부로 수면 중 이상행동을 하는 현수(이선균)와 임신한 아내 수진(정유미)이 겪는 불안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18일 영화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 감독은 “누구나 한 번쯤 몽유병 환자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을 거 같다. 증상이 심해 뛰어내린다든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친다든지 하는 얘기. 되게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다”면서 “몽유병 환자의 일상은 어떻게 될까, 몽유병 환자 옆을 지키는, 그를 사랑하는 배우자는 어떨까 궁금증이 컸다”고 말했다.
계속 이어진 유 감독의 설명은 이 영화를 다른 스릴러물과 다르게 만드는 특징이다.
몽유병 증세는 얼굴을 긁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냉장고에서 날음식을 꺼내먹는 증세, 그리고 창밖으로 뛰어내리려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진다.
예고편에도 쓰인, 날음식을 먹는 기괴하고 충격적인 행동은 이선균이 실제 생고기와 생선, 계란 등 날음식을 먹으며 촬영한 날 장면이다.
이선균은 “(먹은 음식은) 다 진짜였다. 위생상태가 좋은, 장 봐온 거로 준비해 줬다. 세척 잘한 걸로 했다”면서 “생선은 가시에 찔릴까봐 절인 생선을 줬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저희 PD님께서 아시는 푸드아티스트분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먹을 만한 맛이 나는가 (연구했다)”면서 “레몬 물에 절이고, 연출팀이 먹어보면서 배우님께 맛보게 해도 되는 상태인지 시행착오 겪었던 기억이 난다”고 부연했다.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떻게 찍어 나가실지 많이 궁금했다”면서 “현장에서도 (시나리오와) 똑같이 연기 지시를 준 것 같고, 그렇게 찍어 나갔다. 하라는 대로만 했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연출의) 세대 차이는 못 느꼈다”며 “연출 기준이 봉준호 감독님과 많이 (비슷하다), 콘티대로 채우려는 노력이 있고, 대본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있다”고 했다.
영화는 1장, 2장, 3장이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결말은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봉 감독은 이 후배 감독의 영화에 대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고 평했다고 한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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