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출근하다 대낮 성폭행…신림동 교사 '순직' 인정될까

김지성 기자 2023. 8.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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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산에서 초등교사가 출근길에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과 관련, 교원단체 등이 순직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교사가 통상적인 경로로 출근했다면 순직이 인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지 노무사도 "출근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는데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공무상 재해 인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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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 모씨가 19일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송치하고 있다. 2023.08.19.

서울 관악산에서 초등교사가 출근길에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과 관련, 교원단체 등이 순직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교사가 통상적인 경로로 출근했다면 순직이 인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인 30대 여성 A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4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둘레길 등산로에서 최모씨(30)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건 발생 이틀여 만에 숨졌다. 당시 A씨는 방학 중이었지만 연수를 위해 출근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순직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날 "교직원 연수차 출근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이라면 당연히 공무상 재해로 인정돼 선생님의 명예와 유가족의 한을 풀어드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사노동조합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 고인을 순직 처리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공무 집행 중에 발생한 질병과 부상, 그로 인해 사망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본다. 공무상 부상에는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뿐 아니라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도 포함된다.

이에 대해 임득균 노무사는 "이 사건이 개인적 원한이나 중대 과실 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출근 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출퇴근 재해에 해당해 공무상 재해 인정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조현지 노무사도 "출근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는데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공무상 재해 인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씨가 이용한 경로가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였는지 여부가 공무상 재해 인정, 순직 처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두항 노무사는 "출퇴근길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출퇴근 중 재해로 인정되는데 이 사건도 (타인의) 불법행위에 의한 사망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공무상 재해가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 둘레길이 A씨가 평소 출퇴근 시 다니던 길이었는지, 사회 통념상 다른 사람들도 다니는 길인지 등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도보가 아닌) 둘레길이라 할지라도 조금 더 빠른 지름길이라는 등 이유가 있다면 통상적인 출근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노무사도 "통상적인 경로에 위치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가령 해당 둘레길로 가면 조금 돌아가지만 교통신호가 없어 더 빠르다는 것과 같이 왜 이 길을 이용했는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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