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미래로 나아가는 우리 흔적 추상으로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8. 22. 15:51
재일동포 3세 화가
에이메이 카네야마
휘슬 갤러리 개인전
에이메이 카네야마
휘슬 갤러리 개인전
기차 안에서 보이는 창밖 풍경처럼 속도감이 느껴진다. 형체가 명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큼직큼직한 형상과 색깔이 조화롭다.
재일교포 3세 화가 에이메이 카네야마(金山)(42)의 개인전 ‘Future Days’(2023)가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휘슬갤러리에서 9월 23일까지 열린다. 프리즈 서울 메인 섹션에 참여하는 이 갤러리가 다른 전속작가들과 함께 선보이는 작가다. 일본에서 태어난 작가는 시카고미술대학(SAIC)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10년째 한국에서 작업하고 있다.
일상 속 사건이나 단상을 기록하며 추상성과 색채의 관계를 탐구한다는 작가는 “일기처럼 기록해온 드로잉이 쌓이면 어느 순간 캔버스 위에 그리게 된다”며 “내가 수집한 이미지를 돌이켜 보면 단순히 과거의 것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이 계속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와 같다고 생각해서 전시 제목도 그리 정했다”고 했다. 표제작 ’Future days’(2023)도 빛을 품은 공간을 더한 후에야 완성됐다.
3년 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 작품들은 한결 자유로워진 듯싶다. 리넨(아마포)에 수채화처럼 투명한 느낌의 유화물감이 넓은 여백과 함께 펼쳐졌다. 이번 전시에는 나무 틀에 캔버스를 당겨서 감긴 형식보다는 프레임 위에 못을 박고 리넨 천을 고정하는 형식의 회화가 대부분이라 인상적이다. 사각 틀의 한계를 벗어나 그림 그릴 때 초심을 온전히 전달하고팠던 작가의 해법이다.
좁은 전시장에 대형 회화 9점이 있다는데 1점이 안 보인다. 바로 ‘Happyend’란 작품이다. 가벽에 설치된 작품 뒤에 걸린 탓에 20㎝ 남짓 좁은 틈새로 왜곡된 시선으로만 볼 수 있다. 작가가 그렇게 걸어달라 주문했단다. 좁은 틈새로 보이는 어두운 그림 속 나선 구조는 태풍이나 연기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사람 감정을 타인에게 어디까지 공유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그렸다”며 “어두운 곳에 감춰두고 보는 그림이길 바란다”고 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이러다 한국에 다 뺏길라”…한효주에 난리난 일본,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노래방서 성관계 거절당한 30대 여성…맥주병으로 연인 무차별 폭행 - 매일경제
- “노사연 부친 마산 민간인 학살 주도 인물”…SNS 폭로글 일파만파 - 매일경제
- 첫날밤에 성관계했다고...강간 혐의 고소당한 50대 남편 무죄 - 매일경제
- ‘돌아온 영끌’...주택담보대출 또 사상 최고치 찍었다, 왜? - 매일경제
- 나도 132만원 돌려받을까?...“계좌 보내라” 187만명에 일제히 통보 - 매일경제
- 코로나 때문도 아니고 왜?...올가을 초등 수학여행 무더기 취소 위기 - 매일경제
- [단독] 6억대 롤스로이스 첫 전기차에 ‘메이드인코리아’...핵심부품 공급한다 - 매일경제
- “남편도 잘 샀다고 칭찬해요”…덮는 순간 오싹, 폭염 식혀준 이것 - 매일경제
- 월드컵 우승에 기뻐서? 女 선수에 기습 키스한 스페인 축협회장 결국 사과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