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24일 방류 후 "갈길 멀다"…원전 폐로, 처리수 안전 과제 산적

박준호 기자 2023. 8. 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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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완료 30년 소요…안전성 우려에 IAEA 등 지속 관찰
원전 폐로가 최대 난제…880t 상당 핵연료 찌꺼기 제거 필수
[후쿠시마=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출 작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22일 각료회의에서 확정했지만, 오염수 방류를 개시해도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원전 폐로(廢爐)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사진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23.08.2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출 작업을 24일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22일 각료회의에서 확정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를 개시해도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쉽사리 가시지 않고 원전 폐로(廢爐)마저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오염수 바다로 흘려보내도 안전한가

우선 오염수를 해수로 희석시켜 바다로 흘려보낸 다음 안전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지 어민을 중심으로 일본 국내에서 방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처리수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오염수 방출만 30년이 걸릴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처리수에 남는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은 수소에 중성자가 2개 더해진 삼중수소로 수소와 거의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 도쿄전력은 처리수를 대량의 바닷물로 희석하고 트리튬 농도를 국가안전기준의 40분의1 미만으로 낮춰 바다에 방출할 계획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1리터당 6만베크렐이라고 하는 규제 기준을 크게 밑도는 1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식수 수질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1만베크렐도 채 되지 않는다.

해외 원전도 평시에 트리튬을 함유한 물을 방출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 방출에 따른 트리튬 방출 예정량은 연간 22조 베크렐 미만이다. 중국 친산 제3원전은 2020년 143조 베크렐, 한국 월성원전은 2021년 71조 베크렐을 방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쿠시마에서는 방출하는 해역을 원자력발전소 부지로부터 1㎞ 정도 앞의 앞바다로 하고, 해저 터널을 통해서 흘려 보내는데, 희석에 사용한 해수를 순환시키지 않고 어업을 일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지역으로부터 떨어진 해역에 방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해저 터널 공사 외에 오염수 희석용 펌프와 긴급시에 방출을 중단하는 차단 밸브 등을 정비해 왔다. 올해 6월 관련 공사가 완료됐다.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는 7월7일 방출 설비의 사용전 검사를 마치고 도쿄전력에 합격을 나타내는 종료증을 교부했다.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안전성 평가에 관한 검증 작업을 실시,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계획이 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지었다. 처리수 방출에 관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 사무소를 설치해 방출 후에도 감시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도 방출 후에 트리튬의 상황을 계속 감시한다. 이상이 확인되면 즉시 방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지(時事)통신은 "처리수는 바닷물로 희석하고 트리튬 농도를 국가 기준치의 40분의1 미만으로 해 원전에서 약 1㎞ 앞바다에 흘려보낼 계획이며, 방출 후에는 정부 등이 해역이나 수산물의 트리튬 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며 "(처리수)방출 완료에는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원전 폐로가 최대 난제…일본 정부도 수십년 이상 소요 전망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했지만 최대 난제는 따로 있다.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시설 피해를 입어 정상작동이 불가능한 원전의 폐로가 마지막 남은 과제라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해일로 전체 전원을 잃어, 원전 1~3호기에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했다. 녹아내린 핵연료 찌꺼기(데브리)를 제거하는 작업은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올 하반기 안에 2호기에서 시작된다.

녹아내린 핵연료 찌꺼기는 크게 두 곳에 퇴적돼 있다. 원전 2호기 격납용기 내부에는 방사선량이 극도로 높아 사람이 단시간 작업하는 것만으로 치사량에 달한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꺼낼 때는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사용한다. 원전 폐로에는 '핵 찌꺼기'의 제거가 필수적인데, 1~3호기에는 합계 약 880t이나 되는 양이 남아 있다.

동일본 대지진 사고로부터 30~40년 만에 폐로를 완료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야노 히로시 일본원자력학회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검토위원회 위원장은 "사고 12년 만에 내부 상황을 알게 됐다. 다만 연료 데브리는 아직 1g조차 꺼내지 못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앞으로 길고 험난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최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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