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실탄' 마련에 나서는 한화오션…"방산 등 신사업 자금"

최경민 기자 2023. 8. 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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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의 자금 마련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22일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하여 신사업 투자자금 등의 조달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방식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2조~2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과 한화오션의 역량을 더해 LNG, 해상풍력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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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전시된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등 최첨단 전투함 함정모형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의 자금 마련에 나선다. 방산 부문 등에 선제적인 투자를 하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취지다.

한화오션은 22일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하여 신사업 투자자금 등의 조달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방식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임을 못박진 않았지만, 어떠한 방식이든 '실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2조~2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시가총액(8조원 내외)의 25~30%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됐다.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를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인수가 마무리된 지 3개월만에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셈이다.

회사 측은 '신사업 투자자금'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6월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한화오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던 바 있다. 육·해·공 통합 라인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그룹으로 거듭나는 게 김 부회장의 비전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잠수함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업계에서는 방산 분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한다. 향후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및 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 굵직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상함 분야에서 그동안 보여준 최고 수준의 노하우에 더해 국내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춤으로써 방산 수출 확대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화오션은 방산 분야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 동시 건조가 가능한 실내 탑재 공장 신축을 고려하고 있다. 옥내 크레인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00톤 규모 크레인 2기, 함정 전용 다목적 조립공장 등의 신설도 추진키로 했다. 우천·태풍 등 기상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해진 납기 내에 안정적인 수상함 인도, 조립 및 탑재 공정 단축, 함정 생산성 극대화 등이 기대된다.

방산 외 신사업 투자자금도 필요하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인수 직전 직원들에게 "옥포조선소에 2027년 인도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과 해양풍력설치선(WTIV) 2척의 슬롯을 확보해 관련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비전을 거론했다. 한화그룹과 한화오션의 역량을 더해 LNG, 해상풍력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에, 관련 개발 자금 마련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자본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이 '부채비율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2조30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영구전환사채를 보유한 상태다. 올해부터 이 영구채의 이자율은 향후 5년간 1.0%로 고정된다. 이후에도 2034년까지 1.5%, 2040년까지 2.0%, 이후 2.93% 수준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금리 수준이 나쁜 편이 아니기에 한화오션이 상환을 당장 서두르지 않는 게 자연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자금 마련을 통해 영구채를 상환하는 것은 검토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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