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밀입국 30대 중국인, ‘정치적 망명’ 주장 나왔다

박은하 기자 2023. 8. 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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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 동포 권평씨(35). | 이대선씨 제공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정치적 박해를 피해 망명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인권활동가 이대선씨는 2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30대 중국인은 중국 인권운동가 권평(权平·35)”이라며 “그가 목숨을 걸고 한국에 온 것은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한국 또는 제3국으로 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권씨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태어난 중국 동포이다. 2012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와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언론 검열에 불만을 갖고 구금된 인권변호사를 지지하는 공개 활동을 했다. 2016년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슬로건인 ‘#XITLER(시틀러·시진핑과 히틀러의 합성어)’ 등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찍은 셀피 사진을 트위터(현 엑스)에 올렸다가 국가권력전복선동죄로 1년 6개월 동안 복역했다. 지금도 엑스에서는 당시 올라온 ‘권씨을 석방하라(#FreeKwonPyong)’는 해시태그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씨는 권씨가 2019년 8월부터 자신에게 망명의사를 타진했으며 지난 14일 한국에 간다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권씨는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으며 2019년 3월 15일 만기출소 이후에도 공안의 감시를 받게 되자 국외 망명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인천까지 제트스키를 타고 온 것도 “해외 출국이 금지돼 공항에서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씨는 전했다. 권씨의 어머니는 이전부터 한국에 있었으며 아버지도 아들의 한국 밀입국 소식을 듣고 서둘러 입국했다.

이씨는 “밀입국 과정에서도 인천해협에서 스스로 119에 전화를 걸어 한국에 정상 입국하고 싶다고 했다”며 “조만간 변호인을 선임해 권씨의 난민 신청 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해경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취안핑은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항으로 밀입국했다”며 “그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난민 신청이나 망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 제트스키 밀입국 중국인은 ‘인권운동가’···난민신청 주장에 해경 “사실 아냐”
     https://m.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308221525011#c2b

해경 조사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0일 오전 7시쯤 중국 산둥 지역에서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약 300㎞ 정도 떨어진 인천 앞바다까지 이동했다.

그는 갯벌 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워지자 오후 9시 33분쯤 소방 당국에 스스로 구조를 요청했고, 오후 10시 28분쯤 해경에 구조됐다. 그는 해경 조사에서 “2010년부터 한국을 자주 오가며 체류한 경험이 있고 인천도 여러 번 방문했다”며 “다 쓴 연료통은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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