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잼버리 콘서트' 10억짜리 상암 잔디, 복구에 최소 2.3억 투입

차현아 기자 2023. 8. 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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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이하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로 훼손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잔디 복구 예산으로 최소 2억3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임오경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가 지원할 잔디 복구 예산은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진행 비용의 일환으로 집행된다.

이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4만명이 넘는 잼버리 대원들이 오가고 무대가 설치되면서 2년 전 새로 깐 하이브리드 잔디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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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2023.08.11.


정부가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이하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로 훼손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잔디 복구 예산으로 최소 2억3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조성 비용으로만 10억원이 투입된 잔디를 두고 축구 팬들 사이에서 훼손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 역시 복구경비 지원을 약속한 바 있는데, 구체적인 복구 지원액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할 잔디 복구 예산은 총 2억3841만원이다. 이 가운데 9869만원은 지난 19일 열렸던 FC서울과 대구FC 간 K리그1 경기를 위한 긴급복구에 쓰였다. 또 서울시설공단은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간 1억3971만원을 추가 투입해 복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오경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가 지원할 잔디 복구 예산은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진행 비용의 일환으로 집행된다. 문체부가 임 의원 측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콘서트 예산으로 총 30억3710만4840원을 책정했다. 이 예산은 정부의 '정책광고' 형태로 처리됐다. 문체부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당시 콘서트를 주관한 KBS에 K팝과 한류관광 홍보를 위한 TV프로그램(KBS 뮤직뱅크) 정부광고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설공단 측은 임오경 의원실에 보낸 자료에서 "추후 잔디 생육상태 진단 및 테스트를 거쳐 필요시 추가 복구비용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설치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무대에 잔디 보호용 패드가 설치되어 있다. 2023.08.09.


지난 11일 열린 'K-팝 슈퍼 라이브' 공연은 당초 6일 새만금 야영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 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4만명이 넘는 잼버리 대원들이 오가고 무대가 설치되면서 2년 전 새로 깐 하이브리드 잔디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잔디는 공을 차면 잔디 파편이 휘날릴 정도로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손흥민도 2017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경기 후 "잔디 상태에 화가 난다"고 할 정도였다.

비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설공단은 2021년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그라운드에 천연잔디 95%와 인조잔디 5%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다. 잔디 파임 현상을 막고 배수가 잘될 수 있도록 해 최적의 경기장을 구성했다. 이후에도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대형 콘서트 개최 제안도 받지 않았고 일부 행사 역시 훼손을 최대한 줄이며 진행하도록 했다.

임오경 의원은 "잼버리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지만 갑작스러운 콘서트 계획 변경으로 안 써도 됐을 수습비용들이 청구서처럼 기다리고 있다"며 "추가비용 정산까지 제대로 이뤄져야 잼버리가 진짜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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