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먹고 목 잘린 그만의 '자연주의', 우리는 왜 카라바조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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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과일 바구니'부터 잔혹하게 목이 잘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딧'까지.
고종희 한양여대 명예교수는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한길사)를 통해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에서 그 답을 찾는다.
그럼에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라바조의 그림은 오랜 기간 회자되고 있다.
플랑드르의 과일 그림은 정확한 재현과 먹음직스러움을 중요시했지만 카라바조는 시들고 벌레 먹고 병든 과일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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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과일 바구니'부터 잔혹하게 목이 잘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딧'까지. 사람들은 왜 카라바조에 열광할까?
고종희 한양여대 명예교수는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한길사)를 통해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에서 그 답을 찾는다.
카라바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다. 미켈란젤로 이후 스타 화가가 없던 16세기 말~17세기 초에 혜성같이 나타난 그는 로마 귀족과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랬던 카라바조는 20대에 그림으로 로마인을 매료시키고, 30대에는 살인 사건에 연루돼 도망자 신세로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을 전전하다가, 39세에 에르콜레 해변가 마을에서 사망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그럼에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라바조의 그림은 오랜 기간 회자되고 있다.
그의 그림이 가진 특별함은 '자연주의'에 있다. 당시 로마에서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등장이었다. 플랑드르의 과일 그림은 정확한 재현과 먹음직스러움을 중요시했지만 카라바조는 시들고 벌레 먹고 병든 과일 그림을 그렸다. 그는 정물화를 장식용으로 여긴 게 아니라 정물화에 인간의 생로병사와 철학적·신학적 의미를 입혔다.
그의 그림은 신분에 상관없이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유쾌함이 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게 목이 잘린 그림들도 당대인들은 환호했다.
책을 통해 저자는 카라바조가 살았던 시대적·지역적·정치적 배경과 그의 작품을 생애 순으로 엮어낸다. 특히 카라바조를 스타로 만든 콜론나 가문, 보로메오 가문에 주목했다. 카라바조의 작품 73점을 포함해 그와 영향을 주고받은 티치아노, 페테르차노, 미켈란젤로, 루벤스 등 129점의 작품을 책에 실었다.
고종희 교수는 40년 전 피사대 미술사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카라바조에게 매료돼 책과 자료를 수집했다. 그는 이번 출간에 대해 "단순히 한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연구서가 아니라 평생을 바친 미술사 연구에 대한 열정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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