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청권 식수원 대청호 녹조 비상…하류까지 번진 진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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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대청댐 근처에는 녹조가 안 생기는데4년 일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 대청호 수역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이후부터 열흘 넘게 녹조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는 안 모(60) 씨는 22일 "하루 8시간씩 녹조 제거선을 운행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호수에 가득한 초록빛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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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녹조 억제 위한 대책 마련 필요"…관련기관 수질관리 강화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보통 대청댐 근처에는 녹조가 안 생기는데…4년 일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 대청호 수역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이후부터 열흘 넘게 녹조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는 안 모(60) 씨는 22일 "하루 8시간씩 녹조 제거선을 운행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호수에 가득한 초록빛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청호에서 녹조가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곳은 상류 지역인 옥천군 추소리, 지오리이지만 올해는 하류 쪽인 대청댐 인근까지 녹조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게 안씨의 설명이다.
그는 "녹조는 바람에 따라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수역 면적이 넓은 하류 지역은 제거 작업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녹조 제거선 1대로는 작업이 버거워 추가 투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안씨는 녹조 발생 시기가 해가 갈수록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녹조현상은 주로 8월 중하순에 나타나는데 올해는 10여일 빠른 초순에 생겼다"며 "이상 기후로 해마다 폭염이 길어지면서 시기가 앞당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비 소식이 있어 녹조가 완화하기를 기대하지만, 완전히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청권의 식수원인 대청호 일대가 올해도 어김없이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문제는 그 정도가 갈수록 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0일 대청호 문의·추동 수역에 대해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7일 회남 수역에도 관심 단계를 추가 발령했다.
1998년 조류예보제가 도입된 뒤 대청호에는 1999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주의보나 경보가 이어졌다.
이날 찾아간 대청댐 인근 물 색깔은 주변 수풀인지 물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진녹색을 띠고 있었다.
수심이 얕은 호수 가장자리에는 녹조 띠가 생길 정도로 녹조 현상이 심하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태풍 이후 조류의 먹이가 되는 각종 오염원 유입이 증가했고,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집중호우로 댐 방류를 많이 하다 보니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녹조가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주 대청댐 전망대에서 만난 시민 여모(56)씨는 대청호를 바라보며 "녹조 현상은 물 흐름이 없고 수질이 좋지 않은 고인 물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청댐 물은 식수원으로 활용되는데 물이 혼탁하니 먹어도 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녹조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관련 기관은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통해 오존 투입 농도를 높이거나 수질 검사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바꾸는 등 수질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청주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아직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등의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며 "상수도 취수는 조류 농도가 적은 깊은 수심에서 취수한다"고 설명했다.
녹조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녹조가 낀 물은 약품처리 등 더 많은 정화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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