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첫 그랜드슬램 대폭발' 김하성, SD 최초 역사 썼다! "레전드" 칭호까지... 쏟아지는 美 현지 극찬 [SD 리뷰]

김우종 기자 2023. 8. 22. 15: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샌디에이고 구단이 김하성의 그랜드슬램을 한글 메시지와 함께 축하했다.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1회 2루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만루포를 친 뒤 동료들과 함께한 모습(왼쪽).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키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라는 새 역사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마이애미 말린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1삼진으로 펄펄 날았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78에서 0.280으로 소폭 상승했다. 김하성의 원맨쇼 맹활약을 앞세워 샌디에이고는 6-2 완승을 거뒀다.
◆ 1회부터 '폭풍 2루타→3루 도루→득점'... 상대 내야를 흔들다
김하성은 1회 리드오프로 나서 상대 내야진을 휘저은 채 폭풍 활약의 서막을 알렸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가운데, 김하성은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의 초구 몸쪽 낮은 볼을 잘 골라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살짝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고 나왔으나, 알렉스 토시 주심의 손을 올라가지 않았다. 2구째는 몸쪽 볼. 그리고 웨더스의 3구째가 다시 몸쪽으로 향했는데, 이번에는 토시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반대로 게임데이 상에서 이번 공은 반 개 정도 빠진 볼이었다. 여전히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김하성. 그리고 4구째. 웨더스의 한가운데로 몰린 96.5마일(155.3㎞)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타구로 연결했다. 마이애미 외야진의 수비 시프트가 비교적 좌측으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공중에 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로 연결됐다. 이때 김하성의 전매특허 '헬멧 벗겨진 채 전력 질주'가 시작됐다. 벗겨진 헬멧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김하성은 무사히 2루에 도착했다. 올 시즌 김하성의 19번째 2루타. 김하성의 폭풍 질주에 펫코 파크가 홈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김하성이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더블헤더 1차전(당시 1홈런)에 이어 2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2루를 밟은 채로 양손을 흥겹게 돌리는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자축했다.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1회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2루에 나가면서 상대 내야진은 더욱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하성의 '발 야구'를 견제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음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루가 채워진 가운데, 후안 소토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계속된 1사 1, 2루 기회. 다음 타자는 매니 마차도. 웨더스가 초구를 뿌리는 순간, 김하성이 바로 스타트를 끊기 시작했다. 웨더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은 순간. 이어 여유 있게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상대 포수 닉 포르테가 3루에 공을 던지는 걸 포기할 정도로 김하성의 도루 타이밍이 너무나 완벽했다. 김하성의 올 시즌 28번째 도루로, 30도루에 단 2개만을 남겨놓게 됐다. 동시에 타티스 주니어 역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공식 기록은 더블 스틸로 기록됐다. 타티스 주니어의 올 시즌 23번째 도루. 1사 1, 2루와 2, 3루는 완전히 달랐다. 결국 마차도가 좌익수 방면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김하성이 태그업하면서 여유 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샌디에이고가 선취점을 뽑는 순간이었다. 김하성의 70번째 득점.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2회 만루포를 치는 순간. /AFPBBNews=뉴스1
◆ 김하성의 ML 데뷔 첫 만루포 터트리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쪽 보더라인, 그것도 155.4km 광속구를.
그리고 김하성이 다시 한번 펫코 파크를 열광에 빠트리게 만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샌디에이고가 1사 후 웨더스로부터 3타자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타순은 1번 타자 김하성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김하성이 타석에 입장하자 또 펫코 파크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유독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는 풍경. 그런 김하성을 상대로 웨더스가 초구 97.2마일(156.4km) 하이 패스트볼을 강하게 포수 미트에 꽂았다. 게임데이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 벗어났다고 나왔지만, 토시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아쉽게 스트라이크를 한 개 빼앗긴 김하성은 약간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하성을 향한 2구째. 이번에는 가운데에서 낮은 쪽으로 떨어지는 89.1마일(143.4km) 고속 체인지업이 곡선 궤적을 그린 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도 스트라이크 선언. 앞서 높은 공을 그냥 지켜봤던 김하성이 순식간에 0-2의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렸다. 김하성은 잠시 타석을 벗어난 뒤 한 차례 숨을 고르며 다시 타격 자세를 취했다. 어쩌면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서 밸런스를 잃을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김하성은 달랐다. 3구째. 웨더스의 3구째 몸쪽 96.6마일(155.4km) 포심 패스트볼이 김하성의 몸쪽을 향해 제대로 파고들었다. 이를 본 김하성은 지체없이 배트를 휘두르며 정타를 맞혔고, 타구는 좌측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간 뒤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이 3시즌 만에 데뷔 첫 만루홈런을 작성한 순간이었다. 더불어 김하성은 최희섭(1개)과 추신수(4개), 강정호(2개), 최지만(2개)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낸 역대 5번째 한국인 타자가 됐다. 김하성은 KBO 리그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4차례 만루 홈런을 날린 바 있다.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2회 만루홈런을 친 뒤 맷 윌리엄스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2회 만루포를 친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의 만루홈런에 펫코 파크에 모인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하성킴'을 연호했다. 게임데이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95마일(152.8km), 비거리는 359피트(109.4m), 발사각은 29도로 각각 측정됐다. 김하성의 올 시즌 17번째 홈런이자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의 빅리그 데뷔 첫 그랜드 슬램. 이 홈런으로 김하성은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홈런 3개만을 남겨놓게 됐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현재 28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앞서 외야수 추신수(2009·2010·2013년)와 투수 겸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2021년) 단 두 명만 아시아 선수로 20-20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그렇지만 내야수로는 현재 김하성이 아시아 최초의 역사를 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가 126경기를 치른 가운데, 산술적으로 김하성은 홈런 21개, 도루 36개를 각각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김하성은 이 안타로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300안타를 달성했다. 김하성은 데뷔 시즌이던 2021년 54개의 안타를 친 뒤 지난 시즌에는 130개의 안타를 때려낸 바 있다. 그리고 이날 2개의 안타를 추가, 올 시즌 116안타 기록과 함께 3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1671안타)와 최지만(365안타)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김하성이 웨더스의 몸쪽 3구째를 공략해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사진=MLB.com 게임데이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2회 만루포를 친 뒤 두 팔을 벌린 채 홈을 밟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만루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김하성의 만루포는 구단에도 뜻깊은 홈런이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하성이 구단 최초로 한 경기에서 만루 홈런과 2루타, 도루를 모두 기록한 주인공이 됐다. 이 매체의 제프 샌더스 기자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김하성이 전설로 성장하고 있다(The legend of Ha-Seong Kim grows)"고 극찬한 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만루 홈런과 2루타, 그리고 도루를 기록한 첫 선수(First Padre to ever hit a grand slam, double and steal a bag in a game)"라고 밝혔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한글로 "HSK의 S는 slam(그랜드슬램)을 의미합니다(The 'S' in HSK stands for slam)"라면서 찬사를 보냈다.
◆ '만루포 이후...' 김하성에게 결코 좋은 볼을 주지 않았다, 철저하게 바깥쪽으로 '낮게 또 낮게'
김하성이 2루타와 홈런을 치며 다음 타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 그러나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아쉽게 침묵하고 말았다. 팀이 5-0으로 앞선 4회말. 1사 1루 기회. 김하성의 타격 순서를 앞두고 마이애미 벤치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웨더스 강판. 브라이언 호잉이 대신 올라왔다. 김하성이 타석에 오르자 샌디에이고 홈 팬들이 재차 힘차게 '하성킴'을 외치기 시작했다. 호잉은 최대한 좋은 공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초구와 2구 3구 모두 바깥쪽 낮은 코스 위주로 공략한 것. 김하성이 모두 그대로 지켜보면서 볼카운트는 1-2가 됐다. 다시 '하성킴'을 연호하는 홈 팬들. 그리고 4구째. 호잉이 뿌린 96.1마일(154.6km)까 한가운데로 들어왔는데, 김하성이 그대로 지켜보고 말았다. 루킹 삼진. 김하성은 삼진 이후 오른발로 몇 차례 타석을 고르며 무언의 아쉬움을 표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만루포 이후 호잉과 김하성의 4회 볼 로케이션(왼쪽)과 6회 볼 로케이션. 김하성 기준, 바깥쪽으로 낮게 제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사진=MLB.com 게임데이
김하성은 팀이 6-2로 앞선 6회말 2사 1루 기회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마이애미 배터리는 결코 김하성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을 통해 김하성을 공략했다. 속구 역시 하나도 없었다. 초구 바깥쪽 낮은 싱커를 존에 꽂은 뒤 2구째 낮은 싱커가 게임데이상에서는 살짝 벗어났으나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김하성은 잠시 토시 주심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건네며 짧은 어필을 했다. 순식간에 0-2의 불리한 볼카운트가 됐고, 3구째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볼. 그리고 4구째. 호잉의 바깥쪽 낮은 83.4마일(134.2km) 슬라이더에 균형이 무너진 채 배트를 툭 갖다 댔으나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80(414타수 116안타) 2루타 19개, 17홈런, 49타점, 71득점, 58볼넷, 95삼진, 28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49, OPS(출루율+장타율) 0.819가 됐다.
한편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맹활약을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1회 김하성의 득점과 2회 김하성의 만루포로 5-0 리드를 잡은 샌디에이고는 5회 매니 마차도의 좌중월 솔로포로 6-0을 만들었다. 마이애미는 곧바로 이어진 6회초 선두타자 벨의 우월 솔로포와 2사 3루에서 터진 산체스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또 한 점을 만회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와카는 5⅓이닝(94구) 동안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치며 시즌 10승(2패) 달성에 성공했다. 와카는 2015년(17승)과 2017년(12승), 2022년(11승)에 이어 개인 통산 4번째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반면 이달 초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향한 웨더스는 친정팀을 상대로 3⅓이닝 5피안타 5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8번째(1승) 패전을 떠안았다. 양 팀은 이날 똑같이 7개의 안타를 때려냈으나,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의 집중력이 앞섰다. 이날 승리한 샌디에이고는 2연패를 끊고, 60승 66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다. 반면 마이애미는 3연패 수렁에 빠진 채 64승 62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와카가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라이언 웨더스(오른쪽)가 2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4회 강판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승리 후 모자를 매만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이 2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승리 후 잰더 보가츠와 함께 손을 맞잡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마이애미 말린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발 라인업(한국 시각 8월 22일, @펫코파크. 관중 3만2192명 입장)
- 마이애미 말린스 : 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루이스 아라에즈(2루수)-조쉬 벨(1루수)-재즈 치좀(중견수)-제이크 버거(3루수)-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좌익수)-헤수스 산체스(우익수)-조이 웬들(유격수)-닉 포르테(포수). 선발 투수 라이언 웨더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김하성(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후안 소토(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개럿 쿠퍼(지명타자)-트렌트 그리샴(중견수). 선발 투수 마이클 와카.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