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모르쇠' 보험사들…지갑은 '두툼'
메리츠화재, 4대 은행보다 인당 평균연봉 높아
삼성 보험사 상반기 월 기본급 93% 성과급
자동차보험료 인하나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보험 상품 출시 등 상생금융 활동이 미진한 보험사 직원들의 지갑은 더 두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이 5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가운데, 희망퇴직으로 일부사 직원들이 평균 6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받아갔다. 메리츠화재는 은행권보다 더 많은 반기 평균 임금을 받았고, 삼성 보험사는 지난달 초 높은 반기 성과급을 지급했다.
'5대 은행'만큼 벌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8조여원으로 추산된다. 역대급 실적이다. 생명보험사가 3조4000여억원, 손해보험사가 4조6000여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8조96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미래에 보험판매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CSM)이 재무제표 계산에 포함되면서 자산과 순이익이 증가한 것이다.▷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②금융당국 '보수적' 지침, 보험사 지표 '흔들'(6월10일)
다만 이 과정에서 CSM을 부풀리기 위해 보험사들이 의도적으로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을 쓸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실적에 대한 의구심은 있지만, 보험사들이 막대한 순익을 올린 가운데 생명·손해보험사 11곳의 직원들의 올 상반기 1인당 급여는 단순평균 5527만원으로 전년 동기 5227만원 대비 300만원(5.7%) 증가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다.
메리츠화재 8200만원>4대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가장 높았던 건 메리츠화재(8200만원)였다. 하나은행(6700만원)·KB국민은행(6200만원)·우리은행(6100만원)·신한은행(5600만원) 등 고액 연봉으로 유명한 4대 시중은행을 넘어설 정도다.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별도 재무제표기준 8683억원)을 달성해 올 1분기 임직원에게 연봉의 최대 6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사별로 지난 1년간 직원 평균 급여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63.4%를 기록한 신한라이프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말에 이어 올초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특별퇴직금을 대거 지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 직원의 평균 퇴직 소득은 퇴직금(4억9000만원)을 포함해 총 6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해상(6억7100만원) 삼성화재(6억6600만원) KB손보(6억3900만원), 삼성생명(6억2100만원) 등도 6억원을 넘었다.
올 하반기와 내년 성과급 잔치도 예고된다. 지난달초 삼성그룹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올 상반기 성과급인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지급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보험계열사의 경우 전사 평균 기준 월 기본급의 93%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TAI는 삼성그룹의 성과급 제도중 하나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실적을 토대로 소속 사업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종합해 지급된다.
상생금융엔 "…"
반면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상생금융 등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은행권은 이자 장사 비판을 받자 올해부터 3년간 10조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카드사들도 소상공인과 취약차주를 지원하기 위한 2조원에 가까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다.▷관련기사 :금리 인하에 상생금융 확대…이복현 효과일까 관치일까(4월13일)·'이제 2금융' 상생금융 들고 간 이복현 금감원장(6월29일)
보험권에서는 지난달 한화생명이 내놓은 '2030 목돈 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외에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관련기사 : 보험도 상생금융…한화생명, 5% 확정금리 저축보험 출시(7월13일)
다만 손해보험사의 경우 손해율이 양호한 자동차보험에서 호실적이 예견돼 보험료를 내리지 않고 버티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보험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 5곳은 올해 들어 7월까지 평균 손해율 77.2%를 기록했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80%대를 유지하면 흑자라고 본다. 이에따라 손보사를 중심으로 한 보험업계에 대한 상생금융 압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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