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의 귀환... 늘어난 가계빚, 주담대 잔액 '역대 최대'

윤주영 2023. 8.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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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긴축 모드에 들어갔던 가계가 9개월 만에 빚을 대폭 늘렸다.

가계대출 잔액(1,748조9,000억 원)은 1년 만에 반등해 2분기에만 10조1,000억 원 증가했다.

'빚투(빚내서 투자)'도 가계대출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주요 시중은행 상품이 7월에 출시돼 이번 통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3분기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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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주담대 14조 원 증가
가계빚 18개월 만 최대폭↑
'빚투'로 기타대출 감소폭↓
최근 서울 시내에 대출 광고 전단지가 붙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고금리로 긴축 모드에 들어갔던 가계가 9개월 만에 빚을 대폭 늘렸다.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에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4~6월 가계신용 잔액은 1분기보다 9조5,000억 원 늘어난 1,86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신용카드 등 외상액)의 합인데,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 증가 전환했다. 증가 규모도 2021년 4분기(+17조4,000억 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빚을 늘린 주범은 가계대출, 그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가계대출 잔액(1,748조9,000억 원)은 1년 만에 반등해 2분기에만 10조1,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주담대 증가폭은 14조1,000억 원에 달했다. 1분기 증가분(+4조5,000억 원)의 3배를 웃도는 것은 물론, 2021년 3분기(+20조9,000억 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주담대 잔액(1,031조2,000억 원)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신용 잔액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증감액. 그래픽=신동준 기자

한은은 되살아난 부동산 경기를 주담대 증가 배경으로 지목했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에서, 올해 2분기 15만5,000호로 늘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이용도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 증가분 중 예금은행 상품 비중은 5조8,000억 원, 정책 모기지는 8조2,000억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도 가계대출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대출(신용대출 등) 감소폭이 1분기 15조5,000억 원에서 4조 원으로 크게 줄었는데, '가정의 달'이라는 계절적 요인 외 주식 신용거래 증가가 배경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신용거래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인데, 2차전지나 초전도체 등 테마주 광풍으로 이달 들어 잔액이 20조 원대로 올라섰다. 가계빚의 또 다른 축인 판매신용 또한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증가하며 감소폭이 6,000억 원에 그쳤다.

다만, 기관별로 보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기관 가계대출은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 감소세를 지속했다. 부동산 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다. 심지어 비은행 기관의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감소폭은 역대 최대(20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

가계빚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 입장이다. 서 팀장은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에 대해 한은과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현재 감독 당국이 대출 실태 점검에 나섰다"며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주요 시중은행 상품이 7월에 출시돼 이번 통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3분기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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