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불출마'에 金 제명안 표결 연기···민주당 "숙고의 시간"
한 때 수 십 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을 보유, 국회 회의 중 매매했다는 의혹을 낳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무소속) '제명안'에 대한 국회 첫 표결이 이달 30일로 미뤄졌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1소위원회 표결이 연기된 것으로 회의 직전 김 의원의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 영향을 줬다.
윤리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속개된 윤리특위 1소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다음주 8월30일 오후 1시30분에 소위원회를 재개해 그 때 표결키로 했다"며 "저희로서는 김남국 의원 불출마 선언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평가할 건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숙고의 시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윤리특위 1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제명안)에 대해 무기명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윤리특위 1소위원회는 여야 위원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징계안 가결 요건은 소속 위원들 과반 찬성이다. 즉 징계안이 가결되려면 소위원회 위원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징계안은 윤리특위 전체회의, 국회 본희의 표결 절차를 추가로 거치게 된다. 즉, 이날 예정됐던 표결은 국회에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두고 이뤄지는 첫 표결이었다.
오전 회의 일정에 변화가 생긴 것은 김 의원이 회의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다.
김 의원은 이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안산시민 여러분! 제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제 징계안에 대하여 현재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심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심의 결과와 관계없이,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청년 정치인에게 국회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 안산 단원을 유권자 여러분께 은혜를 갚고 성과로 보답하고자 했으나 실망을 안겨드려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또 "제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저를 믿고 응원해 준 안산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 뿐"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하루를 쪼개고 쪼개어 안산시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대립된 의견을 보였다. 민주당 위원들은 김 의원의 선언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봤었다. 결국 오전 소위원회 회의는 정회돼 이날 오후 2시 다시 속개, 여야 위원들이 표결을 미루는 데 합의한 것이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일주일 간 숙고 후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참작될지 묻는 질문에 "그렇게 예단을 갖고 이야기할 순 없다"면서도 "일부(위원들)는 그 정도 아니다(제명까지 아니다), 하시는 분도 계신다"고 했다.
윤리특위 1소위원회 위원장 겸 윤리특위 내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양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건이 윤리특위에 회부된 후 긴 시간을 보내고 있어 오늘은 소위에서 결론을 내고자 했으나 송기헌 의원이 정중하게 시간을 요청했고 다음주에 하는 것이 좋겠단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요청했기 때문에 (표결을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윤리특위 간사 뿐 아니라 양당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 제안이나 이런 것을 허투루 들을 수 없다"며 "저희가 김 의원 건이 좀 더 늦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민주당 입장을 수용해 (표결을) 일주일 순연키로 했다"고 했다.
한편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주 반드시 표결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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