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반토막 난 저축銀, 정책금융 햇살론 20% 늘려

황예림 기자 2023. 8.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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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이 자체 대출상품 취급은 줄이고 정책상품 공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이 보증하는 정책상품인 '근로자햇살론'(햇살론)을 2조29억원 신규로 공급했다.

저축은행이 자체 상품 대신 햇살론을 취급하는 이유는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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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이 자체 대출상품 취급은 줄이고 정책상품 공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상품은 정부가 90% 보증을 서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거의 없다. 저축은행이 갑자기 정책상품을 확대하면서 재원이 부족해진 보증 기관은 한계 채무자의 대출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이 보증하는 정책상품인 '근로자햇살론'(햇살론)을 2조29억원 신규로 공급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6114억원보다 24.3%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햇살론 총취급액은 3조4742억원으로, 지난해 1년간 공급한 금액의 57.7%가 올해는 6개월 만에 찼다.

햇살론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상품이다.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평점이 하위 20%에 해당하거나 연소득 3500만원인 근로자는 햇살론을 신청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햇살론과 반대로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반토막이 났다. 저축은행이 신용평점 하위 50% 채무자에게 내주는 비보증 신용대출 상품의 올해 상반기 총취급액은 3조3437억원으로, 지난해 6조1295억 대비 45.4% 줄어들었다.

저축은행이 자체 상품 대신 햇살론을 취급하는 이유는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햇살론을 직접 취급하는 기관은 농협·새마을금고·신협 등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이지만 실제 연체가 발생하면 서금원에서 대출액의 90%를 금융사에 갚아준다. 저축은행이 햇살론을 내줌으로써 떠안는 리스크는 10%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엔 업황이 악화하면서 저축은행이 햇살론을 취급할 유인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후 저축은행은 신규 대출 신청을 잠시 중단하는 등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했다. 올해 2분기까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햇살론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을 팔아도 저축은행에 떨어지는 마진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지금은 워낙 자체 상품을 최소한으로 취급하는 상황이다 보니 리스크가 적은 햇살론을 운영하면서 약간의 마진이라도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햇살론 공급 증가로 재원 부족이 예상되면서 서금원은 이달 14일부터 한계 채무자에게 적용하던 '추가 한도'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추가 한도는 금융기관을 통해 햇살론을 신청한 채무자 중 특히 취약한 환경에 놓인 한계 채무자에게 대출 한도를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로 늘려주는 제도다. 한계 채무자는 대출 한도가 적게 나오면 불법 사금융권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서금원은 제도가 신설된 2021년 4월부터 이 제도를 통해 한계 채무자의 한도를 높게 조정했다. 서금원의 올해 햇살론 공급 목표액은 2조6000억원으로, 상호금융조합에서 나간 1962억원까지 합치면 이미 84.6%가 상반기에 소진됐다.

서금원 관계자는 "햇살론 재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연중에 고르게 공급해나갈 수 있도록 추가 한도 제도를 손봤다"며 "다만 이 제도는 2021년 4월 햇살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이어서 지금은 제도를 원상복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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